KTF-LGT '봉이 김선달' 부럽지 않은 장사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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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LGT '봉이 김선달' 부럽지 않은 장사수법~
  • 권민경
  • 승인 2006.09.29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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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동안 '눈 가리고 아웅', CID 요금 1천억 수익 '꿀꺽'

정치권 "정통부, 관련 고시 수정해 CID 요금 무료화해야"
이통 3사 11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서 집중 조사 대상

[매일일보닷컴= 권민경 기자] KTF와 LG텔레콤이 올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간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으로 무려 1천80억원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열린우리당 유승희의원에 따르면 7월 현재 CID를 이용하는 KTF와 LGT 고객중 CID요금을 별도로 부담하고 있는 가입자는 약 1천500만명이며, 양사는 이들로부터 6개월간 1080억원의 CID수익을 올렸다.

통신사별로는 KTF(KT PCS 재판매 포함) 585억원, LGT가 495억원이다. 유 의원은 현재와 같은 구조가 계속될 경우 양사는 앞으로 3년간 3천500억원의 추가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YMCA, 녹색소비자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CID 요금 무료화를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이에 SK텔레콤은 올 1월부터 CID 요금을 전면 무료화 한데 반해 KTF 와 LGT 는 '후발사업자' 로서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SKT의 무료 정책에 은근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거센 여론으로 인해 KTF 와 LGT 역시 지난 2월부터 CID 무료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SKT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완전히 무료로 CI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KTF와 LGT 의 경우는 반드시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무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욱이 이조차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무료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 KTF 는 1천원, LGT는 2천원의 CID 요금을 부과해 꼬박꼬박 받아 왔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초과수익 올리는 지름길?

경기 안양에 사는 김모씨(50. KTF 가입자)는 "발신자 번호표시요? 그거 공짜로 해주는 거잖아요? 몇 달 전부터 그렇게 바꿨다는데....."

서울 상도동의 서모씨(37. LGT 가입자) 또한 "글세 뭐.. 무료로 되는 요금제가 있다던데, 바쁘다 보니까 아직 확인을 못했죠, 그냥 다른 절차 없이 한꺼번에 무료로 해주면 좋을텐데.. 자동이체로 해놓으니까 얼마가 빠져나가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2천원에서 내리지 않았나요?"

이처럼 KTF 와 LGT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도 CID 요금이 무료인지, 유료인지 얼마나 부과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물론 통신요금은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챙겨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KTF와 LGT 가 CID 요금으로 1천억원이 넘는 올린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에는 이것이 '서비스원가' 가  기본 서비스에 해당된다는 지적과 실상 무료 요금제라고 해놓고 알고 보면 기본료를 교묘히 인상시키는 생색내기용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더욱이 양사는 CID 무료 요금제와 관련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실제로 CID 무료 요금 혜택을 보는 고객이 소수에 불과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먼저 유 의원에 따르면 발신자 번호표시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스템에서 휴대전화와 기지국간에 기본적으로 주고받는 정보 중 하나에 불과해 독립적인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것. 

유 의원은 "이것이 서비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기본 서비스라는 것은 이미 이통사와 정통부도 인정한 바" 라고 주장하며 "정통부는 기간 역무 관련 고시를 개정해 이동통신음성서비스에 CID를 포함시켜야 한다" 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5월 월정액 2천원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CID 서비스는 가장 보편화된 부가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SKT는 2003년 10월, CID 요금을 1천원 인하했고 올 1월부터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이 서비스를 제공해 연간 약 2천억원에 달하는 국민통신요금 부담 경감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KTF 와 LGT는 SKT의 CID 요금 무료화 결정에 내심 유감을 드러내며 좀처럼 이에 동참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LGT의 한 관계자는 "SKT는 순 이익이 1조가 넘는 상황에서 CID 요금을 받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 면서 "LGT는 순 이익이 이제 2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는데 CID를 무료화하면 연간 1천200억원의 순익이 줄어든다" 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LGT 역시 무료화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면서 "조만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될지 확정된 바는 없다" 고 덧붙였다.

CID 무료, 은근슬쩍 기본료 인상.. 대박 수익 터뜨려

하지만 고객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KTF와 LGT는 궁여지책으로 지난 2월부터 발신자 번호표시가 기본 제공되는 요금제 39종을 출시했다.

그런데 이를 살펴보면 50~60여가지에 달하는 요금제 가운데 CID 가 무료인 경우는 10여가지 남짓인데, 이 중 대부분이 기존 요금제보다 기본요금이 오히려 비싸거나 부가 서비스가 줄어든 형태였다.

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들이 CID 무료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금제 변경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겪어야 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KTF 와 LGT 는 그동안 부당하게 이득을 취해왔던 CID 요금을 무료화하면서 은근슬쩍 기본료를 올리는 식을 고객들을 우롱하고 있다" 며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결국 KTF 와 LGT 의 무료 CID 요금제는 가입자들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빛좋은 개살구' 에 불과했다는 얘기.

유 의원 조사 결과 실제로 이들 요금제에 가입한 양 사의 고객 수는 7월 현재 292만명으로 두 회사의 전체 CID 이용자 1천766만명의 16.5%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KTF 는 7월말 기준으로 CID 무료 요금 가입자가 전체 CID 이용자의 9.3%에 그쳐 31.6%를 기록한 LGT 보다도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TF와 LGT 는 이로 인해 지난 반년간 총 1천80억원의 초과수익을 올려온 것이다.

유 의원은 2월부터 7월까지 추세로 볼 때 향후 3년간 KTF-LGT 가 3천5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통사의 초과수익은 발신자 번호표시가 요금을 추가로 책정할 수 있는 부사 서비스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정통부가 관련 고시를 시정하지 않은 것에 있다" 며 "이번 국정감사 때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 개선토록 하겠다" 고 말했다.

SKT-KTF-LGT 이통 3사, 국정감사 뭇매 맞나

한편 이통사의 부당요금에 대한 민원이 4년 만에 8배나 급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 정보통신부가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통사의 부당요금 민원건수는 지난 2001년 562건에서 2005년에는 5천219건으로 8.3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에 들어서도 7월 현재 2341건의 요금관련 미원이 제기돼 전체 민원건수 9696건중 24%를 차지, 단일 사항으로는 가장 많았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부당요금과 관련해 이동통신사들에게 내려진 과징금은 SK텔레콤 21억6천만원, KTF 6억4천만원, LG 텔레콤 2억7천만원이었다.

CID 요금 뿐만 아니라 이통사들이 일종의 공공재인 전파를 통한 사업을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보다는 수익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10월 국정감사 때 이통사에 대한 집중포화가 쏟아질 전망이다.

유승희 의원실에서도 이번 자료 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이통사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시정을 요구할 계획.

더욱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SKT의 김신배, KTF 의 조영주, LGT 의 정일재 사장 등 이통 3사 사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담합, 불법보조금 문제, 지나치게 높은 휴대전화 요금 등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서다. 만약 이통사 사장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2003년 통신 요금 담합 문제로 국회에 출석한 뒤 3년만에 다시 국회에 불려나가는 것이다.

권민경 기자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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