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보낸 정유 3사, 3분기 실적 악화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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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 보낸 정유 3사, 3분기 실적 악화 '현실화'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11.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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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영업익↓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최대 호황을 누렸던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3분기에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7030억원, 영업이익 4149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2%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62%(7046억원) 줄었다. 매출액도 5.6%(5772억원) 감소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매출액 4조1379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61억원에 그쳤던 전년 동기보다는 무려 620.1%나 증가한 수치지만, 전분기보다는 81.9%(5247억원)나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2조7267억원의 매출과 123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년보다도 영업이익이 2.4%(31억원) 감소했고, 전분기보다는 61.6%(1991억원) 줄었다.

GS칼텍스는 아직 3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황은 다른 정유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액수)의 하락을 꼽을 수 있다. 실제 3분기 들어 석유제품 공급이 쏟아졌다.

올해 1월 배럴당 10달러에 근접했던 정제마진은 7월엔 4달러선을 기록했고 8월에는 3달러선으로 떨어졌다. 9월 들어 정제마진이 다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정유사의 연휴와 정기보수 등으로 반등 분위기가 희석됐다.

이와 함께 환율·유가 하락도 악재였다. 통상 원유를 들여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까지 한 달여가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원유가격이 하락세면 정유사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

다만 정유사들은 정유를 제외한 석유화학 사업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919억원이었던 반면, 화학사업에서는 2154억원의 흑자를 냈다. 화학사업만 놓고 보면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7424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윤활사업도 3분기에 1170억원의 이익을 냈다.

에쓰오일의 경우 3분기 정유 부문에서 1234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석유화학 부문이 1422억원, 윤활기유 부문이 974억원의 흑자를 내며 적자를 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부진은 환율과 정제마진이 하락한데다 재고평가 이익 소멸 등 외부 변수 영향이 크다”며 “반면 비정유 부문은 이같은 외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이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은 9월 이후 원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중국과 미국의 석유제품 규제 강화 속에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이 하락하며 제품 공급도 줄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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