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정일치(祭政一致)와 무당(巫堂)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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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정일치(祭政一致)와 무당(巫堂) 정치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6.10.27 15: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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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이아량 기자

[매일일보] 제사의식과 정치가 함께 이뤄져 국가를 일구는 제정일치는 고대사회부터 이어져 내려왔다.

여기서 말하는 제사의식은 단순히 신을 받들고 제사하는 것을 넘어 국가와 백성을 올바르게 통치하기 위해 하늘과 자연에 행하는 신성한 의식이다.

제사를 행하는 위정자는 마땅히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로서 국민을 대신해 국가의 번영을 위하고자 하늘과 자연에 예의를 다했으며 이는 사회와 국가 속에 살아가는 공동체와 자연의 일부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의식이었다.

정치가 신과 자연에게 예의를 다하는 제사의식과 동등한 위치로 여길 만큼 신성하고 중요했다는 의미다.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일가가 국정을 농락한 희대의 사기극은 신성한 제사의식이 사익에 사로잡힌 무당으로 격이 땅 밑으로 추락한 데 있다.

몇 개월간의 검찰 수사와 폭로로 인한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고위 관료들의 잇따른 사퇴 등이 무당의 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일제의 치욕과도 맞먹는 수준의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는 국익을 저버리고 오직 사익만을 바라보는 욕심과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

밝고 선한 마음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이끄는 게 아니라 더 넓은 땅과 집을 소유하고 기업의 재산을 탐하며 어느 누구에게나 군림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극에 다다랐다.

이로 인해 누구나 신성히 여겨야할 정치가 현 세대와 향후 미래 세대의 비웃음거리를 넘어 국제적 망신이 됐다.

사리판단과 분별력 없이 무당에 홀려 이리저리 휘둘리듯, 현재 한국이 타국에게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과 별 다를 게 없다.

낯부끄러운 추태다.

말과 변명만을 일삼는 정치는 국민을 이롭게 할 실체가 전혀 없음은 물론 결국에는 책임 회피와 국가 매도로 귀결된다.

사익이 아닌 국가와 인류에 이바지한다는 높은 의식의 차원으로 하루빨리 국가와 기업 등이 변혁의 시간을 거쳐 낭떠러지에서도 추락한 국격을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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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2016-11-01 10:59:48
공감하면서도 가슴 한 켠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모멸감.
견디기 힘든 시절입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