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디저트 매장’으로 불황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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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디저트 매장’으로 불황 돌파할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6.10.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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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 불확실성 커지자 디저트 매장으로 눈돌려
남양·매일에 이어 빙그레·롯데푸드, 소프트아이스크림 매장 속속 열어...본격 4파戰 시작
(위쪽부터) 롯데푸드의 파스퇴르 밀크바 전경, 빙그레의 소프트랩 전경.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디저트 매장’으로 눈을 돌린 유업계가 불황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최근 저출산 기조와 원유 수급 불균형 등으로 기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우유를 원료로 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디저트 카페 사업에 뛰어들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지난 20일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플래그십 스토어 ‘파스퇴르 밀크바’를 열었다. 메뉴개발 및 매장운영은 롯데푸드가, 기획 및 매장 입점은 롯데백화점이 맡았다.

롯데푸드가 파스퇴르 거리매장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직접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역시 전례 없던 일이다. 이러한 롯데푸드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든 것은 현재 약 1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 성장세가 흰우유 시장에 비해 가파르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파스퇴르 밀크바에서는 파스퇴르의 프리미엄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밀크 디저트 18종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파스퇴르 유기농 저온살균우유를 활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밀크셰이크다.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밀크바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외에도 우유를 활용한 셰이크와 밀크티, 각종 차도 선보일 계획이며 이곳을 브랜드 홍보와 고객 의견을 수집하는 소통 창구로도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추후 서울지역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3월 바나나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주 메뉴로 한 ‘옐로우카페’를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빙그레도 지난 14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팝업 스토어를 ‘소프트랩’을 열었다.

소프트랩에서는 저가형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기존 저가형 소프트 아이스크림 원재료는 분말형태로 상온 유통됐던 것과 달리 액상형태로 냉장 유통해 차별화를 뒀다. 원유함량과 유지방의 함량이 높아 진한 우유 맛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제조 5일 이내의 제품만 판매해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빙그레 측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자사가 지닌 유제품과 제조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일찌감치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에 발을 들였다.

남양유업은 2014년 아이스크림 매장인 ‘백미당1964’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백미당1964는 유기농을 콘셉트로 아이스크림·커피·식빵 등 디저트 메뉴를 팔고 있다. 최근에는 매장이 16개로 늘어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통해 ‘상하목장 아이스크림’을 판매해온 매일유업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자 지난해부터 ‘상하목장아이스크림’을 별도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유업계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흰 우유 소비 감소와 디저트 시장 성장세가 함께 맞물렸기 때문이다.

현재 소프트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인 빙과시장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디저트 문화 확산에 따라 연 성장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고급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유업계에 남아도는 ‘원유 재고’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점도 유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유가공협회에 따르면 2011년 1648톤이었던 우유 재고량은 지난해 기준 1만9995톤으로 무려 10배 이상 늘어났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유 재고가 넘치는 데다 이미 냉장 유통망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우유로 만들어지므로 아이스크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다면 유업계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이어 빙그레와 롯데푸드가 소프트아이스크림 매장 속속 열면서 본격적으로 4파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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