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그린피그 공동제작 '나는야 연기왕' 막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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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그린피그 공동제작 '나는야 연기왕' 막올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10.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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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그린피그가 공동 제작한 <나는야 연기왕>(연출 윤한솔)을 오는 10월 26일 부터 11월 6일 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

‘진정한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나는야 연기왕>은 남산예술센터가 지난 한 달간 선보인 ‘개념 기반 연극’의 세 번째 작품으로, 사람들이 쉽게 꺼내지 못했던 ‘연기’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를 그린피그 배우들과 공동창작을 통해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풀어냈다.

윤한솔은 평상시에 배우들에게 ‘연기하지 않는 연기’를 요구한다. 그는 단순히 가상의 배역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하나의 인물로 동화되길 바란다. 배우들은 이런 연출 방향에 맞춰 작품에 따라 ‘연기하지 않는 연기’를 시도했지만, 배우들 각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연기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셈이다.

배우들 중 누구도 연기상을 수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확신을 갖지 못했기에 연출가와의 작업에서 연기에 관한 정답을 쉽게 찾지 못했다.

오디션 형식을 차용한 <나는야 연기왕>은 새로운 제작 과정과 무대 연출을 통해 실제로 진정한 연기가 무엇인지 정답을 찾고 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제작된 이번 작품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출가가 제시한 최소한의 단서만으로 배우들이 하나의 오디션과 같은 무대에서 자신의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에 대한 자기 고백을 통해 배우로서 의미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동안 자신만의 연기론을 정립하고자 무수한 이론서들을 탐독했으며, 이를 자신의 연기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또한 실제 오디션에 응모해 오디션이라는 형식과 그것을 통과하기 위한 연기방식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그린피그는 연기를 왜 저렇게 하냐?’
또는 ‘연기를 너무 못한다.’는 얘기를 계속 들어왔습니다.”
- 연출가 윤한솔, 시즌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1월)

지난 10년간 그린피그의 작업 속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한 배우들은 <나는야 연기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연기력을 입증해야 한다. 이번 작품에는 연기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려는 배우를 비롯해 2004년 제22회 전국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하며 한때 ‘연기 신동’이라 불렸던 한 배우가 등장한다.

연기왕이 아니라 단지 한 명의 ‘배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들은 왜 배우가 되려고 하는가를 자문한다. <나는야 연기왕>은 그린피그의 연기론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연기를 요구하는 오디션 형식을 통해 완성도 있는 허구적 재현, 배우 개인의 삶이 녹아든 연극적 노출 사이의 간극을 표현한다.

이번 작품은 남산예술센터와 그린피그의 네 번째 공동제작 작품이다. 희곡을 기반으로 제작했던 <누가 무하마드 알리의 관자놀이에 미사일펀치를 꽂았는가?>(2010), <사이코패스>(2012), <치정>(2015)들과는 다르게 이번 작품은 주제와 예술의 진보를 고민하는 그린피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는야 연기왕>의 연출을 맡은 윤한솔은 오는 10월 24일 시상식이 열리는 제18회 김상열연극상에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두산연강예술상(2011년),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두뇌수술>)(2012년), 제34회 서울연극제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2013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으로 활동해 온 초기부터 지금까지 미학적 실험과 연극의 사회적 발언을 꾸준히 모색한 연출가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연기란 무엇인가’에 관해 깊이 있는 대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5일 공연을 마치고 윤한솔(연출가), 조만수(드라마터그), 그린피그의 연기를 지켜본 공연 관계자들이 진정한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남산예술센터는 2016 시즌 프로그램부터 기존 희곡 텍스트 기반 연극뿐 아니라 개념 기반의 새로운 형식을 띈 작품들을 수용함으로써 연극의 지평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

남산예술센터 '나는야연기왕'포스터.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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