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맞어? 점포매물 평균 권리금은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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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맞어? 점포매물 평균 권리금은 ‘Down’
  • 허영주 기자
  • 승인 2010.07.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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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비즈] 올 상반기 들어 시장에 나온 점포 매물의 평균 권리금이 올 1분기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인해 점포거래 자체가 어려웠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 상반기는 경기 회복,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슈에서 기인한 창업자 증가, 월드컵 등 자영업 측면에서 호재가 많았고 실제로도 예년보다 이른 시점인 2월부터 창업시장이 달궈졌음을 감안하면 상반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의외다.

상반기 평균 권리금,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 상반기 자사 DB에 등록된 점포 매물 1만3514개(평균면적: 152.06㎡)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함께 조사한 결과 매물별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5%(265만원) 내린 1억555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물 개수는 1만5558개에서 2044개(13.14%) 줄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균 보증금은 4316만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동안 10.03%(481만원) 하락했고 권리금과 보증금의 합계액으로 산출되는 매매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8%(747만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권리금 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소재 점포의 평균 권리금은 1억76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억805만원) 0.38%(41만원) 하락했으나 수도권 지역 점포는 같은 기간 1억806만원에서 1억32만원으로 7.16%(774만원) 떨어져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수도권 권리금, 하락세 ‘뚜렷’… 인천 전멸

수도권 내 조사대상 지역은 자영업이 활발한 인천 및 경기도내 시·군·구 등 총 48개 행정구역으로 이 중 권리금이 내린 곳은 절반을 넘는 29개 지역에 달했다. 이 중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은 인천의 부평·계양구와 경기도 광명, 부천, 일산 등지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인천·경기 지역 매물 3114개(평균면적: 155.37㎡)를 지난해 상반기(매물 3526개)와 비교한 결과 인천은 평균 권리금이 1억565만원에서 8689만원으로 17.76%(1876만원) 하락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부평구는 권리금이 29.69%(3342만원) 떨어져 인천은 물론 경기도 내에서도 최고 하락률을 보였다.

인천 지역의 시세 하락은 이 지역 점포들의 평균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거래가 가능한 권리금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고 하락률을 기록한 부평구의 경우 아직 개발되지 않은 단층 주택가 거주민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우면 소비가 줄면서 매출도 확연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광명과 부천, 일산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광명시 소재 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1억876만원에서 25.56%(2780만원) 떨어진 8096만원으로 집계돼 경기 지역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부천시 16.77%(2337만원), 고양시 일산구 8.32%(841만원) 순이었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 또는 지역 개발이 완료된 시점이 오래돼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아울러 서울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거나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소비인구를 서울로 흡수 당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반면 수도권에서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안양시로 지난해 9162만원에서 1억3576만원으로 올라 48.18%(4414만원)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안산시 44.06%(4287만원), 용인시 23.88%(245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안양의 경우 안양 1번지 상권이 정비된 후 상권 내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시세도 덩달아 올랐고 안산은 고잔 신도시가 최근 몇 년간 정착 단계를 거치며 신규 상권이 새롭게 형성됐고 이에 따라 소비인구도 이들 상권으로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세 상승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권리금, 강남·강북 명암 교차…‘강남 3구는 회복세’

서울도 전체 시세 하락폭은 낮았지만 지역별로 보면 한강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의 명암이 교차했다. 서울 25개 구 점포매물 9236개(평균면적: 174.40㎡)를 지난해 상반기 매물 1만1009개와 비교·조사한 결과 평균 권리금이 오른 지역은 총 9개 지역으로 이 중 강남 지역이 4곳, 강북 지역은 5곳이었다.

권리금이 오른 지역의 수는 강북이 많았지만 권리금 상승률 자체는 강남 지역이 월등했다. 강남 지역의 경우 4~7%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강북 지역은 최고 2.9%에 머물렀다.

서울에서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영등포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48%(769만원) 올랐다. 이어 송파구 4.91%(480만원), 서초구 4.09%(468만원)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과 강남 3구로 묶이는 강남구도 1.04%(132만원) 올랐다.

영등포구는 타임스퀘어 등 대형몰이 입점하면서 활기를 조금씩 잃어가던 기존의 영등포 상권이 다시 살아난 데다 여의도와 당산역을 지나가는 9호선의 긍정적 영향으로 가장 높은 시세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강남 3구는 기존 상권이나 거주민의 소비력이 기본적으로 탄탄한데다 접근성이 우수해 경기에 따른 매출변화가 가장 먼저 감지되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반면 권리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강북구였다. 이 기간 강북구 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1억230만원에서 7555만원으로 26.15%(2675만원) 떨어졌다. 이어 중구 13.37%(1985만원), 동작구 11.52%(1161만원), 은평구 10.51%(1100만원) 순으로 하락했다.

강북 지역의 시세 하락은 전반적으로 미아, 길음, 은평 등 뉴타운 개발을 통해 지역 내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깨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타운 개발 후 소비가 촉진되려면 거주민들의 입주가 정상적으로 완료되어야 하지만 실제 입주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다 지역 내 상권으로 연결되는 교통편도 열악한 상황이어서 매출 및 점포시세 상승까지는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리금, 대체 왜 안 오르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오히려 지난해 상반기 수준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부동산업계 및 창업계는 자영업과 밀접한 서민경제가 여전히 어렵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경우 수출 호조 및 해외실적 호전 등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내수경제를 지탱하는 서민경제 사정은 나아진 게 없기 때문에 이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자영업자들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선 점포의 거래 부진, 창업시장의 자금규모 축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 시세가 불황 당시보다 더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최근에는 점포 매출이 낮으면 점포거래 자체가 힘들다”며 “매출이 높은 점포는 권리금을 더 올려 내놔도 금방 거래되는 반면 매출이 저조한 점포는 장기간 시장에 나와 있어도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출이 낮은 점포는 권리금이라도 낮춰야 거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균 권리금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창업 자금규모의 축소도 권리금 하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1억 원 미만의 자금으로 창업하는 소자본 경향이 강해졌다”며 “보증금과 월세가 높은 점포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권리금 하락의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장경철 이사는 “점포의 경우 매매가가 비쌀수록 좋은 입지여건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권리금 비중도 상당하다”며 “입지는 점포 보증금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보증금이 비싼 매물들이 외면 받을 경우 결과적으로 권리금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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