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직업에 귀천 없는 날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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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직업에 귀천 없는 날은 언제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6.10.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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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건설사회부장

[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듯하다.

직업으로 그 사람을 예단하고 그 사람의 인격이나 품성까지도 예단해버리기 일쑤다.

좋은 학교를 진학하고 그럴싸한 간판과 스펙을 쌓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명문대 진학을 강요받으며 사교육시장을 떠도는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명문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을 못하는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는 청춘들의 군상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절대적인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오늘도 해외근로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노량진 학원가로 몰려가 이런저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며 또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개인을 탓할 생각은 없다. 아니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대학까지 졸업하기까지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과 가정의 희생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가 이대로 흘러가서는 안된다.

직업간 보수와 처우,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직업(職業)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 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 활동을 말한다.

또한 직업은 단순히 생계의 수단을 넘어 자아를 실현하는 방편으로, 나아가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으로써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도 직업의 불안정에서 기인한 측면이 적지 않다.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탓에 생길 수 밖에 없는 부작용들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자신들의 학력과 그동안에 들였던 비용에 걸맞은 직업을 원하다보니 구직자와 구인자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관리직과 생산직은 물론 모든 직업 간의 임금과 처우를 대등하게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직0업간 차별을 완화함으로써 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비용 절감은 물론 국가가 필요로 하는 생산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들의 생활이 안정됨으로써 중산층 확대는 물론 저출산과 주택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몸을 써서 일을 하는 직업을 천하게 여기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있기에 이런 노력들은 더욱 필요하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말도 결국 이런 생각을 역설적으로 방증하는 것일 뿐이다.

모든 직업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날을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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