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수(白手) 청년들의 외침 “일자리, 양보다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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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수(白手) 청년들의 외침 “일자리, 양보다 질!!!”
  • 홍승우 기자
  • 승인 2016.10.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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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경제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이제는 흔해빠진 문구가 된 ‘청년실업률 최고치 경신’. 우리나라는 어느새 청년들이 일하지 못하고 있는 ‘백수(白手) 공화국’이 됐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청년(15~29세) 실업률이 10%대를 웃돌며 청년 10명 중 1명 꼴로 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달 국회예산정책처의 ‘2017년 및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청년 실업률은 9.3%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9.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색된 내수 경기는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한진해운 사태·철도노조와 화물노조 파업 등 경제적인 악재마저 겹친 상태다. 더불어 대다수 기업들의 소극적인 사원 채용으로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는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정부는 이렇게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을까? 아니다. 정부는 대규모 예산을 써가며 나름대로 일자리 창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만 16조원대 예산을 쏟아 부었고, 내년에는 10% 증가한 17조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2년 동안 일자리 창출 분야에만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셈이다.

해마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 쏟아내기’에도 불구하고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결국 정부의 엄청난(?) 노력이 ‘실효성은 없다’는 걸 방증했다.

얼마 전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을 상대로 졸업 후 취업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의 답변 앞에는 공통적으로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서”라는 사족이 붙었다.

과연 일할 사람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해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걸까? 취업 사이트만 들어가 봐도 일할 곳은 널리고 널렸다.

일자리는 넘쳐나는데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다고 신음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이걸 부모세대와 달리 비교적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던 세대의 ‘떼쓰기’ 정도로 치부하면 안 된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일자리 수 늘리기에만 급급했고, 매력적이지 못한 ‘속 빈 강정’만 양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속 빈 강정’에 염증을 느낀 우리나라 고학력 전문인력들이 중국, 미국 등 해외로 취업하는 등 고급인력 유출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일자리 창출보다 있는 일자리를 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정부는 창출한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을 철저하게 재고하고, 기존 기업들이 근로자 급여·근무시간 등 개선해 근로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기업 역시 우리나라 사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직된 상하구조보다 능동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정착과 업무 능력에 따른 합리적인 급여 책정 등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자리가 있다 해도 청년 세대는 여전히 ‘반(半) 백수’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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