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희망인가 포퓰리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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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희망인가 포퓰리즘인가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0.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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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회부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얼마 전 세계 최초로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두고 국민투표가 열렸다. 결과는 국민 77%의 반대로 끝났다. 이를 두고 현명한 스위스 국민들이 비현실적인 포퓰리즘에 휩쓸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과연 이 결과가 스위스 국민들의 포퓰리즘을 거부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은 정부가 재산·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복지비다. 이를 통해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받은 국민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기본소득을 사용하게 된다.

특히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에게 내어주는 상황이 점점 더 일반화 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기본소득은 소위 ‘꽁돈’보다는 ‘사회보장액’ 개념에 가깝다.

스위스 정부는 2500스위스 프랑의 기본소득, 즉 한화로는 대략 3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솔깃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만5990달러인 한국의 1인당 GDP의 2배를 훌쩍 넘는 스위스의 1인당 GDP 7만8179달러를 생각해보면 300만원은 그리 파격적인 제안이 아니다. 복지 천국에서 살고 있는 스위스 국민에게는 월 300만원이 주어지는 것보다 기존의 복지제도를 유지하는 편이 더 이득일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동시장의 급변이 예견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의 일자리의 대부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거나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본 소득 도입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다. 지금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입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오는 2017년부터 핀란드가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한다. 핀란드 정부가 25~58세 국민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2년간 월 560유로, 한화로는 70만원가량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본소득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알려지고 결과가 어떻든 그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이뤄졌다. 또 어느 곳에서는 실제로 실험까지 강행한다. 마치 인간이라는 동물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

기본 소득이 시행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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