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대량해고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인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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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대량해고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인수 왜?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9.29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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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법인 설립 후 송도사옥 관리했으나 공실률 56% 달해
법인계약 만기후 지분 100% 인수… 재매각 통해 자산 확보 나서
포스코건설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인천 송도 ‘포스코 E&C 타워’ 전경.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포스코건설이 잇따른 경영실적 악화로 연말까지 520여명 규모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대형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서도 송도사옥 인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올해 말까지 520명의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월 한찬건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 반 토막이 났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건설 매출은 3조36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조833억원이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771억원 적자로 전환되며 영업 손실을 봤다.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4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3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포스코건설의 경영 실적 악화는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의 부진 영향이 크다.

조 모리슨 무디스 부회장은 “브라질에서 진행한 대규모 철강플랜트 사업장에서 비용이 증가해 포스코건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며 “앞으로도 포스코건설은 브라질 철강플랜트 사업으로 인한 잠재적 추가 손실에 노출된 상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인천 송도사옥을 소유, 운영·관리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인 PSIB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했다.

PSIB는 지난 2008년 포스코건설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천 송도사옥을 건설하면서 세운 SPC다. PSIB는 총 자본금 10억원 중 5억1000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을 보유한 시행사인 ‘테라피앤디’가 최대주주다.

문제는 송도사옥의 임대사업을 PSIB의 최대주주인 영세 시행사인 테라피앤디가 맡으면서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 임대사업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 봤던 것.

2008년 준공 후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포스코건설 본사가 위치한 송도 ‘포스코 E&C 타워’ 의 공실률은 56%에 달한다. 새로 지은 신 사옥에 대규모의 업체들을 들여와 임대료를 통해 건설비용을 충당하려 했던 포스코건설의 계획이 어그러진 셈이다.

테라피앤디 역시 영세한 자본력에 송도사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3600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채무가 생겨 부도까지 났다. 결국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와의 계약 만기 시점인 지난 2월 테라피앤디와의 계약 연장을 해지하고 송도사옥 인수에 나섰다.

인수조건은 테라피앤디가 송도사옥을 운영하면서 생긴 금융권 채무 3567억원을 떠안는 것으로,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의 송도사옥 지분 51%를 인수해 2008년 착공 이후 8년 만에 송도사옥 지분 100%를 다시 확보했다.

그러나 경영실적 악화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포스코건설이 3600억원의 빚을 떠안으면서까지 사옥 인수에 나선 것에 대해 여론이 그리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인수한 송도사옥을 다시 재매각해 확보한 자산으로 채무변제는 물론 유동자산 확보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의 현재 시가는 4600억원 정도로 이 정도 가격에 포스코건설이 사옥 재매각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건설은 사옥 인수 과정에서 떠안게 된 채무를 모두 갚고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경영실적 악화나 연말 계획된 구조조정 등은 송도사옥 인수와는 별개의 사안이다”며 “현재 인수한 송도사옥의 재매각 등 자산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고려중이며 이를 통해 대규모의 여유 자금을 확보한다면 경영 실적 호전은 물론 구조조정에도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사옥의 재매각에 나설 유력업체로는 지난 8월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과 이달 초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을 연이어 인수하는 등 최근 대형 부동산 M&A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부영이 손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인수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인수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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