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정국…與, 정세균 물고 늘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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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정국…與, 정세균 물고 늘어지기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09.2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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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丁 형사고발 내부방침... 무기한 단식농성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과 관련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치며 "더민주의 하수인 자처하는 정세균 물러나라" "의회주의 파괴하는 정세균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이후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김무성 전 대표(왼쪽)는 1인 피켓시위의 첫 주자를 맡았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여야가 극으로 치닫는 파국에 여권이 택한 카드는 ‘정세균 국회의장 물고 늘어지기’였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앞서 25일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과 관련해 정 의장에 대한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방침을 정했다. 이 외에도 정 의장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들어 사퇴촉구결의안 제출과 윤리위 제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핵심적 사안은 지난 23일 김 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 처리 전 대정부질문이 자정을 넘기자 정 의장이 차수를 변경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 의사일정을 변경하기 위해선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야 하지만 정 의장이 종이 한 장을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 전달하는 것으로 ‘협의’를 끝냈다며 ‘날치기 통과’로 규정했다.

또 새누리당은 23일에서 24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정 의장이 의장석에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나…세월호든 뭐든 다 갖고 나오라는데, 그게 안 돼.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의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 그냥 맨입으로 안되는 거지”라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공세수위를 끌어올렸다.

정 의장은 이에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26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이와 관련 ‘무기한 단식 농성’과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하는 등의 초강수를 뒀다.

이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의회 민주주의의 복원을 위해 저는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다”며 “거야(巨野)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선 비상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정 의장의 사퇴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미로 이날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는 비판이 적힌 피켓을 들고 129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하루 1~2시간가량 씩 시위에 참여할 방침이다.

또 현재 최고위를 '정세균 사퇴 관철 비대위' 체제로 바꿔 운영하기로 하는 등 최고위를 해체하지는 않지만 한시적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당력을 정 의장 사퇴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강경모드 뒤에는 정국 주도권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수석 의혹과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가 관여했다는 미르·K스포츠 재단 등 레임덕 현상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이번 기싸움에서까지 야당에 밀릴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감사에서 드러날 이석수·우병우 문제와 미르·K스포츠 게이트 등 문제를 덮기위한 정치적 공세로 야권의 상징인 정 의장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며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감에 차질을 빚고 민생을 외면했다는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본 의사일정으로) 돌아올 때는 그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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