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인력 감축 속 ‘두뇌’ 유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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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인력 감축 속 ‘두뇌’ 유출 고민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9.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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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선박 개발 필요하지만 핵심인재 퇴직 늘어
어려운 회사사정에 R&D에 대규모 투자 어려워
▲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글로벌 조선 시장 침체에 따른 심각한 수주난으로 허리조르기에 급급한 조선업계가 기술 인력들의 유출을 고민하고 있다.

22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종사자 수는 20만3282명으로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산술적으로 큰 숫자는 아니지만 2010년부터 매년 꾸준히 늘어왔던 종사자 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인력이 감소한 데에는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경영위기 돌파를 위해 각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 등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줄줄이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벌여 올해 조선업종 종사자 수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몇 년간 종사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극심한 수주절벽 가운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선박의 개발이 중요하지만 문제는 기술을 개발하는 핵심인력들 또한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 빅3의 설계·연구개발·생산관리 종사자의 지난해 퇴직자는 10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340명에 불과했던 핵심인력 퇴직자가 1년 사이에 3배가량 증가한 것.

전체 핵심전문인력 가운데 1000여명은 10% 비중에 불과하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과 수주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의 유출은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회사에서는 기술인력들을 희망퇴직에서 제외하는 등 인력 보호에 앞장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는 조선 빅3가 R&D인력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마곡에 R&D, 설계 등 핵심 인력을 모으는 마곡R&D센터를 지을 예정이었으나 대규모의 적자와 유동성 위기에 R&D센터 건립을 백지화했다.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서울에 상주하고 있는 부서 중 서울 근무가 반드시 필요한 곳만 남기고 본사를 옥포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R&D조직 직원, 설계 부문 직원 등이 순차적으로 지방으로 근무지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역시 판교R&D센터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입주해 있던 R&D 인력들이 거제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도 울산으로 기술인력의 이동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조선 빅3는 올해 공채 규모를 줄이거나 공채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인재 양성에 투자할 여력이 없음을 보여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는 것.

이에 정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도 국내 조선업계 기술 인력의 유출을 우려하며, 전직·재취업 등을 지원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선3사의 관계자들을 모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관련 프로그램 제공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책 마련이 상당히 늦었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중국 등으로 기술인력의 유출이 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이 많아질 수 있으니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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