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도 임협 난항…현대차그룹 실적 우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추석 연휴를 넘어서며 장기화 수순에 접어들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추석 연휴 직후부터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2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향후 투쟁 계획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일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추석 전 마지막 교섭이었던 제23차 임금협상을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추석 연휴를 보냈다.
현대차 노사는 현재 임금협상 장기화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노사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개인연금 지원금 1만원 인상 △성과금 250%+일시금 250만원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이틀 뒤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16차례나 파업을 벌였다. 현재까지 노조 파업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차질 규모는 8만3600여대, 손실 금액은 1조85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추석 연휴 직후 추가 파업 등을 예고 한 상태라 해당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 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16일 노조 소식지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통해 “추석 연휴를 넘기면 강력한 투쟁전술을 전개해 사측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추석 연휴 이후 사측이 추가 제시할 임금안이 있다면 교섭 시기를 고민하겠지만, 추가 안 없이 싸움을 원한다면 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기아차도 임금협상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6일 열린 제13차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관련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교섭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기아차 역시 총 7차례에 걸친 부분파업으로 1조원 안팎의 매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 노사 협상 결과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아직 더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회사측은 장기화로 접어든 노사 간 임금협상이 생산차질로 이어져 내수 판매와 수출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6% 감소한 4만2112대를, 해외에서는 0.8% 감소한 31만6335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0.4% 감소하며 3만7403대에 그쳤다.
가뜩이나 내수 판매를 견인했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올 상반기 종료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올해 판매 목표(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