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8.25 가계 대책...주택 시장 열기 더욱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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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8.25 가계 대책...주택 시장 열기 더욱 ‘과열’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9.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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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억제’ 불안 심리 자극...전국 분양현장 ‘북새통’
미분양 쌓인 지방 침체, 수도권 상승으로 ‘양극화’ 우려
주택 공급 규제을 통해 가계부채를 해소하려는 8.25 대책 이후에도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8.25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신규 공급 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래미안 장위1’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한 수요자들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주택 공급을 제한해 가계 부채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던 정부의 ‘8.25’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18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8.25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삼성물산은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을 재개발 하는 ‘래미안 장위1’의 견본주택을 개관했다.

주택 시장 규제 대책이나 다름없는 ‘8.25 가계부채 대책’ 이후 첫 분양되는 단지인만큼 이 단지의 분양 성공 여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래미안 장위1’ 견본주택 현장은 8.25 대책을 비웃기라도 한 듯 지난달 28일까지 주말 3일간 2만5000여 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도 평균 21.12 대 1로 마감하면서 올해 서울 강북에서 신규 분양된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7호선 부천시청역 인근에 공급한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현장의 김영 본부장은 “8.25 대책 이후 견본주택 내방객이 줄어들까 걱정했으나 오히려 그 전보다 현장을 찾은 고객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 본부장은 “공급이 줄어들면 앞으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압박감이 확산된 탓에 계약을 망설이던 고객들까지도 계약을 결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주택 시장 열기는 더욱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전국에 일반 분양 아파트는 2만4156가구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에 청약을 접수한 청약자 수는 41만4387명으로 지난달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15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전국에 신규 분양된 아파트 청약자 수인 20만8185명에 비하면 청약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났고 평균 청약 경쟁률 역시 지난해의 13.5 대 1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8월은 이른바 주택 시장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올해 주택 시장이 더 과열된 셈이다.

그 전달인 7월과 비교해 봐도 최근 주택 시장 열기는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전국에서 2만6668가구가 일반 공급됐고 이들 단지를 대상으로 36만198명이 청약접수를 했다. 공급량은 비슷한 반면 한 달 새에 청약자수는 5만4189명이 늘었다.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는 정부가 신규 아파트의 공급이 감소하도록 유도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주택 시장을 인위적으로 규제하기로 나서면서 미분양이 쌓이던 지방 분양시장은 더욱 침체해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는 8·25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로 다음 달부터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 횟수가 1인당 4건에서 2건으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주택 시장 비수기에도 청약 열기가 급증하자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의 후속조치를 앞당겨 시행한 것.

그러나 1인당 2건의 제한 조건이 부부 합산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만큼 부부 한 쌍이 종전대로 4건의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해 실효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이번 8.25 대책 이후 추가 대책의 윤곽이 보일 때까지 수도권 분양 시장의 열기는 지속될 것이다”며 “건설사들에 대한 택지 공급 제한이 기존 아파트 분양시장의 옥석을 구분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택 수요자들의 청약 열기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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