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귀 막은 한국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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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 막은 한국공항공사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8.2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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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최근 성추행 혐의와 낙하산 인사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 비정규직 미화원들의 대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앞서 공항공사는 성추행 혐의와 낙하산 인사 등의 만행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다. 용역업체 입찰 과정에서 공항공사 직원 출신을 간부로 채용하도록 하는 강제 조항이 드러난데 이어 미화원 여성노동자들에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것.

특히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용역업체 간부가 공항공사 퇴직 직원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해당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그간 노조 측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과 관리자들의 폭언·성추행 등 고충을 호소해 왔음에도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던 공항공사는 최근 국회에서 문제제기가 이뤄지자 그제서야 사태 진화에 나섰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사를 찾아가 그간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하자 지난 22일 협력업체 관리감독 강화·근무 환경 개선 등을 담은 입장을 홈페이지에 발표한 것.

그러나 이는 노조와의 협의를 그치지 않은 일방적인 내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는 공항공사 측에 개선약속을 공식 문서로 전달할 것으로 수차례 요구했지만 공사는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4일 공항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공항 미화원 등 지엔지 소속 협력업체 직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마련해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며 간담회에서 제기된 근무환경 개선, 고충사항 등 공사에서 조치가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담회 하루 전날인 지난 23일 용역업체 현장 대리인 명의로 성일환 공항공사 사장과의 간담회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조 측은 공항공사가 노조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장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에 참석을 거부하고, 지난 26일 새벽 6시부터 4시간 동안 전면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파업 후, 공항공사와의 대화를 위해 오전 10시쯤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공항공사 측은 김포공항 청소 용역이 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지엔지와 체결한 도급계약이므로 노조의 주장은 해당 협력업체와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노조가 일주일간의 파업을 예고하자 공항공사는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 김포공항 내 타 용역업체의 명의로 청소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공고를 게시하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노동조합법 43조에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노조 문제를 용역업체에 떠넘기고 볼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노조 측과 만나 사태해결 방안 등을 논의해야 마땅하다. 특히 공사 측은 성추행 재발방지 대책은 물론, 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노조 측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다. 해당 사태가 더욱 확산되지 않길 바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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