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테슬라, 현지화는 이름값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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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테슬라, 현지화는 이름값으로?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8.22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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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테슬라의 전기혁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최근 한글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가을 경기도 하남시에 들어서는 ‘스타필드 하남’에 1호점을 개장에 앞서 온라인 사이트를 먼저 오픈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한글 홈페이지는 기존 테슬라 영문 홈페이지와 비교해 큰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홈페이지 곳곳을 살펴보면, 테슬라의 한국 시장 준비 현황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한글 홈페이지 오픈과 동시에 모델 S와 모델 X의 국내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국내 판매가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은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등록하고 예약금을 내면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승 신청도 받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는 혁신적인 제품과 독특한 마케팅으로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란 수식어가 붙어왔다. 기대감이 높은 만큼 한국 소비자들 역시 테슬라의 혁신에 열광할 준비를 끝마쳤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다. 명확한 정보 전달이 필수인 첫 국내 공식사이트에 많은 허점을 남기며 구설수에 오른 것.

한글 오류와 맞춤법을 지키지 않은 단어는 “사전계약 등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의구심을 들게 함은 물론, 국내 매장과 충전 인프라 등 정보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보니 시승 신청 완료 페이지 나오는 “맞춤형 시승 체험의 준비가 되면 테슬라 직원이 연락을 드리겠다”는 멘트도 썩 와 닿지 않는다.

국내 판매가격, 최종 구매자 인도 시기, 전달 방법 등도 명확하게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겼다.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국내 시장에서도 그 영향력은 크게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공식사이트에 지도상 동해 표기를 ‘일본해’로 내걸어놓는 등 성급한 현지화 전략을 보이고 있는 테슬라가 그 이름값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오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소비자 입장이 아닌 생산자 입장’을 고수한 것을 국내 현지화에 실패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본다면, 테슬라도 이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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