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낙하산에 성추행까지…‘비리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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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낙하산에 성추행까지…‘비리 백화점?’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8.2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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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현장책임자 37% ‘낙하산’
김포공항 미화원에 성추행 및 폭언 일삼아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연일 시끄럽다. 최근 용역업체 입찰 과정에서 공항공사 직원 출신을 간부로 채용하도록 하는 강제 조항이 드러난데 이어 미화원 여성노동자들에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낙하산 인사에 성추행 논란까지 불거지며 ‘공피아(공항+마피아)’ 파문을 낳고 있다.

최근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김포공항 청소분야 위탁관리 용역입찰 긴급공고에 ‘현장대리인은 과업지시서 상의 자격을 갖춘 자로 우리 공사 측과 사전 협의 후 임명토록’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대리인은 본부장이나 소장 등 용역업체를 대표하는 현장 총괄책임자를 말한다. 즉, 원청회사인 공사가 용역업체 업무 책임자를 낙점하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입찰공고와 함께 공시한 ‘특수과업지시서’에 총괄책임자의 자격 요건을 ‘공항근무경력 10년이상’으로 제한했다.

실제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업무를 위탁받은 43개 용역업체 현장대리인 81명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30명은 공사 퇴직자로 확인됐다. 현재 청소용역을 맡고 있는 업체의 현장대리인도 공항공사 직원(4급) 출신이며 직전 계약업체 현장대리인도 공항공사 직원(2급) 출신이다.

이에 김포공항 환경미화원 조합은 지난 18일 근무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2일 용역업체 관리자들로부터 성추행과 갑질, 욕설·폭언을 이유로 경고파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노조를 만들기 전까지 용역업체 사람은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며 “늘 폭언과 성추행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용역업체 간부가 한국공항공사 퇴직 직원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해당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용역업체 측은 불법파업이라며 대화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해당 업체 간부들이 대부분 한국공항공사 퇴직자 출신이라며 공사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9일 김포공항을 직접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김포공항 국내선 미화원 대기실에서 노조와 면담을 가진 후 김포공항 사장 및 임원진들과 만났다.

이들은 “발주업체인 한국공항공사의 공항 내 용역노동자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묻고 김포공항 청소용역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비인간적 대우 중단 및 관리자 처벌, 성희롱 재발방지 대책 마련, 비정규직 직접고용, 낙하산 인사 근절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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