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메달 따고도 너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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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메달 따고도 너 울 때”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6.08.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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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리우 올림픽 폐막도 며칠 앞두고 언론의 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32년 만에 올림픽 최저 메달 위기’, ‘단체구기 종목 44년 만에 노메달’ 등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대한 질타가 헤드라인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같은 날 여자 육상 5000m 예선에서 두 선수가 뒤엉켜 넘어진 뒤 서로 격려하며 완주한 일에 대해서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라며 추켜세웠다.

이 같은 일은 매 올림픽 시즌마다 되풀이된다. 타국 선수들의 노력하는 모습은 올림픽 정신으로 보면서 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유독 메달 그것도 ‘금메달’을 따는 것으로 변질돼 적용될까.

한국의 메달 지상주의는 유행가 가사에도 나타난다. ‘은메달 따고도 너 울 때 A-yo’란 가사는 십수 년이 지난 현재에도 적용된다.

물론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커지면서 나타났을 수도 있지만 금메달에 대한 강박관념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50m 권총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로 탈락한 뒤 “죄송하다”라고 짧게 말했다. 50m에서 금메달을 따고 귀국한 진종오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종목의 금메달이 간절하다보니 더 많이 준비하고, 연습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위해 4년 간 준비한 선수들이 더 이상 메달 때문에 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육계를 포함한 사회가 변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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