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핑, 시작하지도 말아야 할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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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핑, 시작하지도 말아야 할 유혹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6.08.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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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경제사회부 차장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지구 반대편에서 한창인 리우올림픽에선 ‘도핑’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도핑이란 운동 경기에서 신체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선수에게 약물을 먹이거나 주사를 맞는 것을 말한다.

지난 12일에는 중국 수영선수 천신이(18·여)가 양성반응을 보여 올림픽에서 퇴출됐으며, 올림픽 직전에는 러시아의 올림픽 퇴출여부와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올림픽의 금지약물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화학적 합성을 통해 기존 금지약물과 같은 효과를 내는 다른 물질을 만드는 편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물질로는 △체내의 단백질 합성을 증진시켜 근육이 늘어나고 근력과 지구력이 증가돼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근육강화제류 △집중도를 높이고 피로도를 줄이는 흥분제류 △교감 신경의 흥분이 억압되고 긴장을 완화하게 하는 베타 차단제류 △소변의 생성을 빨리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다른 금지 약물의 농도를 희석해주는 이뇨제류 △신체 기능을 증진시키고 남성 호르몬제를 분비하게 하는 펩타이드 호르몬류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의 부작용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해 심장마비, 생식기 및 정신장애, 성 호르몬의 교란으로 여성의 남성화가 나타나기도 하고, 심부전증, 저혈압,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명예’가 박탈되는 것이다.

도핑추적을 10년간 할 것이라는 IOC에 의해 베이징과 런던에서 열린 두 개 대회에 참가자 719명의 소변 샘플 재검사됐고, 그 중 54개가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그 결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58kg급 은메달리스트 마리나 사이노바와 75kg급 동메달리스트 나데즈다 예브츠키나가 9년 만에 메달 획득이 취소됐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카자흐스탄 역도 선수 4명도 금메달을 반납하게 됐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실시된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된 박태환은 그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가 무효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박태환은 생각지도 못한 저조한 기록을 뒤로한 채 쓸쓸히 귀국해야 했다. 하지만 그를 위로하거나 옹호하는 네티즌은 소수에 불과했고, 대다수가 그를 비난하거나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마린보이’의 아쉬운 퇴장이었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통산 최다홈런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배리 본즈와 통산 354승 일곱 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한 로저 클레멘스 역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스테로이드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핑은 부정한 방법이다. 그들이 도핑을 한 이유는 모두 제각각일 수는 있지만 그들 모두의 결과는 같았다. 도핑을 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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