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인 가구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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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인 가구의 ‘빛’과 ‘그림자’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6.08.10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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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요즘 대세는 ‘나홀로족’, ‘싱글족’, ‘혼밥’, ‘혼행’ 등 다양한 신조어를 등장시키게 하는 1인 가구가 아닐까 싶다.

1인 가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511만가구로 전체 가구인 1877만 가구의 약 27.2%를 차지한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장 빛을 보고 웃고 있는 곳이 있으니, 이는 다름 아닌 편의점이다. 최근 편의점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도시락, 생활용품, 택배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분기 편의점 업종의 카드 이용액은 3조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대형할인점(2.3%), 슈퍼마켓(5.3%), 백화점(9.4%) 등 다른 주요 유통업종에 비해 큰 차이가 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거대 소비 집단으로 부상하면서 편의점 업체 외에도 유통업계는 나홀로족에 맞는 제품 출시 및 판촉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1인용 빙수, 1인용 텐트·캠핑 먹거리, 소용량 혹은 대용량 화장품·생활용품, 1~2인용에 맞는 맞춤형 가구 및 소형 가전제품 등이 그 예다. 이제는 길거리에서도 1인 고객을 위한 밥집, 1인 노래방 등도 쉽게 눈에 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역시 1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제품과 할인 행사를 계속 기획할 방침이다.

1인 가구로 인해 빛을 보고 호황을 누리는 기업도 많지만 그 빛이 ‘반짝’하고 사라지진 않을까 우려된다. ‘빛’에는 항상 그 뒤를 따라오는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 그림자는 다름 아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고령화, 이혼 등 사회적인 문제다.

1인 가구 중에는 좋은 직업에 고소득을 올리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수는 사회적 고립으로 고통 받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거나 이혼했거나 사별했는데 질병으로 인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1인 가구 중 33.8%가 미혼자, 사별 및 이혼한 기혼자가 약 52.4%에 해당한다. 독거노인들의 부양 문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1인 가구의 소비에 대한 한계는 커질 것이다.

또 결혼하지 않고 자녀도 낳지 않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주 소비층이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미 분유업계는 몇 년 동안 출산율 감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1인 가구의 소비 사이클은 3~4인 가구만큼 다양하지 않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현재 유통업계는 그림자에 대한 우려보다는 빛을 좇기 바쁜 것 같아 조금 씁쓸할 따름이다. 1인 가구가 당장 기업들의 매출에는 날개를 달아줄 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사회적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내수 촉진은 기대하기 어렵지 싶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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