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국악단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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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국악단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 강세근 기자
  • 승인 2016.08.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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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7색 향연 무대
'아름다운 7색 향연의 무대' 포스터

[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경기도립국악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 공연을 오는 8월 27일 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매년 100회 이상의 공연으로 전통음악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힘 쏟아 온 경기도립국악단이 이번에는 특별히 파트별로 국악 연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7인의 작곡가에게 의뢰한 위촉 초연곡으로 관객과 함께 한다. 

또한 국악단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사업인 ‘치세지음(治世知音)’프로젝트(이하 치세지음)의 서막을 여는 공연이어서 더 큰 의미가 깃들었으며, 치세지음은 음계와 조성의 변화가 어려운 국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경기도립국악단은 현 시대에 맞는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도록 숙련된 연주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악기개량을 목표로, 최상화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1월부터 1천 페이지에 달하는 연습교본을 직접 제작, 연습해 왔으며, 최상화 감독은 “성년으로서, 국악이라 불리는 특수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하는 보편적인 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치세지음을 시작으로 이번 공연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 공연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7개의 전혀 다른 음악으로 구성되어, 국악관현악을 구성하는 악기인 가야금, 거문고, 대금․소금, 피리, 해금, 아쟁과 대표적인 퍼포먼스인 성악․사물 총 7파트가 공연을 선보인다.

악기별 특징과 음악적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며, 여기에 창작 국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7인의 작곡가 계성원, 김대성, 김만석, 김성국, 박위철, 이경섭, 최용석이 함께하며 진한 음악적 색채를 더한다. 

먼저 가야금 파트를 위해 25현 가야금 합주곡 ‘줄굿’을 작곡한 계성원 작곡가는 가야금 연주자로부터 인정받은 감성적인 울림을 이끌어내는 작곡가로 이번에 경기도당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25현 가야금 합주곡을 작곡했다. 줄의 노래, 줄의 춤 등으로 악상을 표현하며 25개의 줄이 굿판에서 잔치를 벌이는 흥겨운 음악을 선보인다. 

거문고 파트를 위해 거문고와 타악을 위한 ‘개굴개굴’을 작곡한 김대성 작곡가는 순수 관현악곡, 기악곡뿐만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작곡가로 민요, 풍물, 무속음악 등 한국음악을 현장에서 연구한 ‘땅밝기 작곡가’로 이번 곡은 1991년 원산도 선촌마을에서 민요를 채집할 때 들은 개구리 울음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는데 관객들에게 현장에서 느낀 소리 본연의 모습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한다. 

해금파트를 위해 해금중주에 의한 ‘판산조’를 작곡한 김만석 작곡가는 현재 성남시립국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지휘자 겸 작곡가로 국악작법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유능한 작곡가로 ‘판산조’는 긴장과 이완을 통해 극적인 연결을 이끌어가는 판소리와 산조를 엮은 곡으로 가장 넓은 음역을 가진 해금이 판소리와 산조로 구성돼 배가된 극적 선율을 연주하며 기승전결이 완벽한 한편의 드라마를 들려준다. 

피리파트를 위해 피리앙상블을 위한 ‘해방(解放)’을 작곡한 김성국 작곡가는 2014~2015년도, 2년간 경기도립국악단의 전속작곡가로 오작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진중하고 철학적인 깊이를 가진 신뢰받는 작곡가로 그의 곡 ‘해방’은 엄격한 규제와 규율을 벗어나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삶에 대한 성찰이 담긴 곡으로 전통음악의 깊은 매력을 그대로 담으면서 10명의 연주자가 9성부로 나뉘어 따로 또 같이 자유를 찾는 자신만의 소리를 내뿜는다. 

대금과 소금파트를 위해 ‘개미들의 행진(螞蟻之行)’을 작곡한 박위철 작곡가는 동․서양의 악기를 고루 섭렵한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에 오랜 연륜까지 더해진 음악적 기교가 뛰어난 작곡가로 특히 그는 이번 치세지음의 시작을 함께하며 국악단과 긴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의 곡 ‘개미들의 행진’은 동서고금의 유명한 소설가, 과학자 등 모두가 한 번씩 주목하고자 했던 개미들의 세상을 상상한 곡으로, 작곡가와 연주자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개량된 전통 대금 중심의 통일대금을 사용하여 색다른 음악을 전한다.
 
아쟁중주곡을 작곡한 이경섭 작곡가는 해금협주곡 ‘추상’, 국악관현악 ‘방황’ 등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대중적인 창작곡으로 국악계의 유명한 작곡가로 무용, 타악 등을 익혀 남다른 리듬감을 가진 그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아쟁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성악파트와 사물놀이파트가 함께 할 이야기소리 ‘검정개미 탄생설화’를 작곡한 최용석 작곡가는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대표로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창작 판소리로 대중과 교감하며 판소리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소리꾼이자 작곡가로 이번에는 검정개미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민요, 합창, 도창, 아니리 등으로 풀어낼 예정인데 소리에 대한 남다른 이해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그의 소통법이 경기민요와 어우러져 어떤 음악을 탄생할지 궁금하다. 

국악단은 7인의 작곡가에게 3중주 이상 구분되며 5개 조성 이상을 사용한 섬세한 연주를 필요로 하는 경쾌한 곡을 요청했으며, 조옮김이 쉽지 않은 국악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기도립국악단이 이 과제를 얼마나 완벽하게 소화하며, 최고의 악단으로 도약하게 될지 이 또한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간 초대감독인 이준호 감독을 필두로 김영동, 김재영 감독과 함께 노래곡, 극음악, 동서양 순수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섭렵한 경기도립국악단은 이제 최상화 감독과 함께 더욱 탄탄한 기본기와 한층 업그레이드 된 출중한 실력으로 스무 살, 제2의 인생을 펼칠 예정이다. 

국악단 최상화 예술감독은 “우리는 천년을 지속해 온 전통음악의 힘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통(傳統)을 ‘전’하기만 하고 ‘통’할 줄 몰랐다”며 “이번 공연은 전통악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연주한 음악회가 될 것이며, 현시대와 통(通)할 수 있도록 연주법 개발, 악기개량, 레퍼토리 확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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