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과 풍원개발간 밀월관계 [심층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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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과 풍원개발간 밀월관계 [심층 취재]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0.06.25 1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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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샹제리제센터 장악설, 잘 짜여진 시나리오였나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강남 샹제리제센터를 둘러싼 각종 부정과 비리가 폭로된 가운데, 소유자대표회의 전 회장측은 이 모든 비리의 중심에 대신증권 오너일가가 자리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대신증권 오너일가가 강남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샹제리제센터를 장악한 후 재건축하기 위한 일환으로 빌딩관리업체이자 친족회사인 (주)풍원개발과 짜고 오랜 기간 동안 주도면밀하게 비리를 저질러 왔다는 것이다. <매일일보>은 이와 관련하여 앞서 2회 연속 게재한 바 있으며 이번 호에는 전 회장측이 제기한 ‘대신증권과 풍원개발 간의 밀월관계’를 파헤쳐 봤다.

대신증권과 풍원개발, 샹제리제센터 재건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빌딩 가치 하락시켜
대신증권, 친족관계에 있는 풍원개발에 본사 및 수십여개 지점 관리 맡겨 지원 사격 

서울 강남구 대치동 889-5번지에 위치한 샹제리제센터는 지상 20층, 지하 6층(A동 기준) 두 개 동으로 이뤄진 주상복합건물이다. 지은 지 비록 20여년이 지났지만 강남이라는 입지적 특수성 때문에 거래 시세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샹제리제센터는 주변 건물과 비교해 시세가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그 이유가 높은 관리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빌딩관리업계에서는 아파트 등 집합건물에 입주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로 관리비를 꼽는데, 관리비가 많고 적음에 따라 거래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샹제리제센터를 장악하기 위한  대신증권 오너 일가의 음모?

그러나 샹제리제센터의 경우에는 좀 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다. 관리비가 높게 책정된 이유가 빌딩관리업체 (주)풍원개발의 오랜 비리에 의한 것이며 나아가 풍원개발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서 각종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던 데에는 빌딩의 최대 지분(44.62%) 소유자이자 친족회사인 대신증권의 남다른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소유자대표회의 전 회장 고모씨는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신증권과 풍원개발 간의 부정스런 행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만일 그들이 떳떳하다면 우리가 의혹 제기하는 것들에 대해 드러내놓고 밝히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씨가 이렇게 주장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 풍원개발이 관리비를 입주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이유는 빌딩 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대신증권에 특혜를 주기 위해서란 것.

둘째, 최대 지분을 보유한 대신증권은 빌딩 내 풍원개발 관리사무소 자리를 10년 무상 임대해 주고 있었다는 것.

셋째, 고씨의 각종 의혹 제기로 궁지에 몰린 풍원개발과 대신증권은 올 3월 불법총회를 통해 자신들의 측근인 L씨를 내세워 회장으로 선출시켰으며, 이를 위해 오래 전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해왔다는 것.

넷째, 풍원개발의 전신이 과거 대신증권 계열사인 송촌건설의 자회사 (주)송촌이었다는 점.

다섯째, 종합빌딩위탁관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송촌은 대신증권 창업주의 장남이 경영을 해왔으며, 풍원개발로 상호만 바꾼 후에도 여전히 장남이 운영해왔다는 점.

여섯째, 풍원개발은 대신증권 오너와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상호변경 이후 대신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을 비롯한 전국 지점 100여개의 사옥 관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등이다. 

대신증권과 풍원개발의 역학관계 총체적 해부

<매일일보>은 먼저 대신증권과 풍원개발 간의 혈연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해당 기업들의 2000년부터 2010년까지의 주요 감사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부동산거래내역 등을 비롯한 법인등기부, K기관의 기업신용평가보고서등을 토대로 살펴봤다.

이 결과 풍원개발 양회천 회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의 장남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 대신증권 이어룡 회장에게는 아주버니였다. 또 풍원개발의 실질적 경영을 맡고 있는 문홍근 대표는 양회천 회장의 처로서 이어룡 회장과는 동서지간이었으며 풍원개발의 최대주주이자 양회천 회장의 자식인 양홍제씨는 대신증권의 최대주주이자 이어룡 회장의 장남인 양홍석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과 사촌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일보>은 다음으로 이들이 샹제리제센터를 놓고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지 살펴봤다. 이를 확인코자 풍원개발의 전신인 (주)송촌의 위크아웃 직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봤다.

이 결과 송촌은 지난 2003년 워크아웃 직전까지 송촌건설의 자회사(관계회사)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송촌건설은 대신증권의 양재봉 회장의 장남 양회천 회장이 운영해온 대신증권의 계열사였다. 즉, 대신증권과 송촌은 관계회사였던 셈.

이후 송촌이 풍원개발로 바뀌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양회천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송촌건설 등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자 자회사 송촌을 워크아웃 직전인 2003년 9월19일 ‘포괄양수도계약체결’을 통해 (주)송촌개발로 새로이 설립 등기(03.9.20)하고나서 다시 한달 만(03.10.20)에 (주)풍원개발로 상호를 변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풍원개발의 법인등기부와 A기관의 기업신용평가보고서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주)송촌의 감사보고서(2003년)등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풍원개발의 주요 임원진들은 송촌의 전 임원과 대신생명 전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2001년 대신증권이 부실 계열사인 송촌건설 등에 부당자금 지원을 한 혐의가 드러나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는 점이다.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양재봉 명예회장은 이로 인해 해임권고 및 해임 시까지 업무집행정지 조치를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촌건설은 대신증권의 이같은 물밑 지원에도 불구, 회생하지 못하고 끝내 2003년 파산절차를 밟게 됐고, 송촌건설의 자회사 송촌은 지금의 풍원개발이란 상호로 사업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대신증권과 풍원개발의 역학관계 및 일련의 과정을 볼 때 풍원개발과 대신증권은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사업적 관계도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돼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풍원개발은 상호를 바꾸자마자 2003년 10월 대신증권과 빌딩 관리 계약(도급액 월1억8천5백만원)을 체결한 이후 계속해서 대신증권 전국 지점의 위탁관리 계약을 성사시켜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2003년 10월 이후부터 대신증권과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풍원개발의 전신인 송촌 때부터 거래가 오갔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풍원개발은 전체 매출액 115억8천만원(2007년 기준) 중 상당 부분을 대신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 관리와 대신증권 전국 수십여개의 지점 위탁관리를 통해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 ‘샹제리제센터 장악설’ 잘 짜여진 각본?

다음으로 <매일일보>은 이들이 샹제리제센터를 놓고 어떤 직접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지 살펴봤다.
앞서 2탄에서 밝힌 바 있는 풍원개발이 전 대표회의 회장 측의 의혹에 대해서 반론한 문서 내용 중에는 풍원개발은 샹제리제센터를 지난 1999년부터 관리를 맡아왔으며, 또 대신증권지분의 빌딩관리사무소를 대신증권에 임대료를 내지 않고 10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하면 풍원개발은 송촌 때부터 대신증권과 샹제리제센터를 놓고 연을 맺어 온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풍원개발은 샹제리제센터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날이 2005년 10월 1일로 되어 있다. 계약만료일은 2010년 12월 31일.

전 대표회의 회장 고씨는 “2008년 초에 (내가)회장으로 취임한 후 대표회의 이사 중에 대신증권 총무이사인 K씨가 이사회에서 ‘샹제리제센터 지분을 80%이상 확보하여 재건축할 계획”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는 (내가)대표회의가 무슨 일을 하는지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잘 몰라서 그러려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풍원개발이 부과한 관리비등을 검토하면서 이상한 점이 한 두개씩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빌딩 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대신증권에 특혜를 준 셈이었고, 대신증권은 또 풍원개발 측에 빌딩 관리사무소를 10년 무상으로 임대해 준 사실을 알게 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이같은 사실을 알 게 된 후 풍원개발 관리사무소 소장과 직원을 상대로 ‘업무상 횡령죄’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 지 ‘무혐의’로 맥없이 끝나버렸다.

고씨에 따르면 “계속해서 (내가)이들의 비리를 캐내려 하자 대신증권은 자신들의 소유 지분만큼 단독관리 검토를 하겠다고 통보해왔으며 이와 동시에 대신증권과 풍원개발은 나를 내쫓기 위해 작업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2평 남짓한 지분을 사들인 L씨를 올 3월 회장인 나의 승낙과 동의없이 불법총회를 열어 회장으로 앉혔다”며 “L씨에 대해서 확인해보니 그는 지난해 9월께 자신의 아들명의의 부동산 10분지 1의 지분(2평)을 증여받은 방법으로 소유자 자격을 확보한 사람이었으며, 풍원개발 회장과는 지인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보면 대신증권과 풍원개발은 관리비를 높게 책정해 빌딩의 가치를 하락시킨 뒤 빌딩 지분을 싸게 매입한 후 재건축을 통해 이익을 거두려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였던 것이고, 이런 속셈을 최근 풍원개발이 만료가 다가오자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일일보>은 재건축을 발언을 했다고 하는 대신증권 총무이사이자 샹제리제센터 소유자대표회의 이사이기도 했던 A씨에 이를 확인코자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최초 “바쁘니 다음에 통화하자”는 대답을 들은 후 그 뒤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울러 <매일일보>은 올 3월 총회에서 선출된 L씨에 대해서도 파악하던 중 그가 과거 풍원개발의 전신인 송촌의 3대주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촌의 2003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풍원개발 양회천 회장의 자식인 양홍제씨가 지분 99.43%를, 금호전기가 0.38%, 다음으로 L씨가 0.19%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고씨는 이번 불법총회에 대해 ‘총회결의효력정기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풍원개발의 관리비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시켜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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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명종 2017-08-21 13:49:17
허위 구직 공고도 제보합니다
현재 월 200에 모집을 하면서 면접 때는 알려주지도 않고
합격 통보하고 출근 전에 급여 180이고 월 단위로 계약을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