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들만의 리그'로 가는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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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만의 리그'로 가는 전당대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08.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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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8월은 전당대회의 달이다. 새누리당은 9일, 더불어민주당은 27일에 전대를 치른다. 이번 전대는 내년 대선을 관리할 중대한 임무를 맡은 당 대표를 뽑는 자리다. 향후 5년을 이끌어갈 국가지도자 선출에 큰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이런 중요한 전대가 국민들의 관심을 과연 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대가 민생을 외면하고 그저 정치적인 쟁점에만 파묻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첨예한 계파갈등으로 참패한 새누리당은 이번 전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파갈등을 봉합하자는 각 후보들의 출사표는 이미 무색해진 모습이다. 합동연설회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후보는 비박계 후보들의 단일화를 비판하고, 비박계 후보들은 친박계의 총선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한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TK 의원들과 4일 청와대 회동을 가지며 불을 더욱 지폈다. 비박계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대개입”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사실상 비박계의 대표격을 맡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정면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그저 민심을 듣는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정치적 쟁점에만 빠져있는 것은 더민주도 마찬가지다. 내년 대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에 대한 애기만 잔뜩 있다. ‘문재인 대세론’이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더민주 전대가 민생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당내에서 ‘문재인 마케팅’을 하는 현상을 비판한 말이다. 누가 문 전 대표와 친한가를 경쟁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국민들이 자신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들만의 쟁점에 파묻혀 있는 선거에 관심을 가져줄지 의문이 든다. 정치부 기자이지만 어느 한쪽 당원이 아닌 본인도 전대가 그저 남 얘기처럼 느껴지는 정도다.

정당법 제2조에 따르면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내 선거에 임하는 모든 이들은 정당의 목표는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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