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한국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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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한국 프로야구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8.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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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회부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한국 프로야구 800만 시대.

불볕더위에도 지칠 줄 모르는 프로야구의 인기가 ‘승부조작 사건’으로 흥망성쇠의 갈림길에 놓였다. 페어플레이 정신이 근간을 이루는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은 상당히 엄중한 문제다.

야구팬들을 더욱 실망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2년에도 승부조작으로 프로야구 선수 두 명이 영구퇴출 당한 사건이 있었다.

불명예스러운 사건이 다시 일어나고 말았다. 1회에 볼넷을 만들어내는 4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승부조작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이태양과 자진 신고한 유창식이 한국 프로야구 계에서 유망주로 손꼽히는 선수들이라는 사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심지어 KBO는 죗값을 덜어준다며 승부조작 자진 신고 기간까지 발표했다. 이런 대책까지 내놓는 것을 보면 승부조작 문제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 일인지 가늠케 한다.

이제 많은 야구팬들이 KBO의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낭떠러지에 내몰린 한국 프로야구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됐을 시에 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지난번과 같은 해당 선수 영구퇴출 수준의 처벌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보다 더 엄격한 것이 요구된다.

올해 벌어진 일본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해당 구단인 요미우리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를 비롯해 구단주와 구단대표까지 사퇴하는 행보를 보였다.

반드시 일본의 사례와 동일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 프로야구의 운명을 뒤흔드는 문제가 반복해서 벌어진 만큼 스포츠 정신과 팬들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도 윤리의식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페어플레이가 갖는 그 의미와 상징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 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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