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vs 삼성물산 “내가 건설 1위”…이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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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vs 삼성물산 “내가 건설 1위”…이유 있네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7.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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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출·영업이익·신규 수주 등 ‘실적’ 앞서
삼성물산, 제일모직 통합으로 덩치 키워 ‘1위 수성’
경기 판교 알파돔시티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왼쪽)과 서울 계동 현대건설 사옥 전경.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건설사 왕좌 자리를 놓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지난 27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일제히 이번 2분기 실적을 발표한데 이어 28일 ‘건설사 순위’로 통용되는 2016년도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순위가 연이어 공시됐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양사인만큼 이번 2분기 실적과 올해 시평 결과를 놓고 어느 업체가 건설사 1위 자리에 올랐는지 많은이들이 주목했다.

결과적으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서로 장군 멍군을 주고받았다. 우선 실적면에 있어서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보다 앞섰다.

지난 27일 동시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하 건설부문 기준)의 ‘경영 성적표’를 보면 현대건설의 우위가 확연하다.

우선 매출면에서 올 2분기 현대건설이 4조6866억원을 올린 반면, 삼성물산의 2분기 매출액은 3조2220억원으로 현대건설에 뒤졌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현대건설이 2684억원을 달성한 반면, 삼성물산은 1180억원에 그쳤다.

이번 2분기와 지난 1분기를 합친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현대건설의 승리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조9745억원이지만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매출은 6조150억원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차이가 극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분기와 이번 2분기를 합쳐 올해 상반기 동안 4756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간에 적자액 2970억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1분기에서 4150억원의 마이너스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2분기 흑자전환 성공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전체 손실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역시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에 앞섰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8조5583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반면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수주액은 4조9780억원 수준이다.

양사의 수주액을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으로 구분해 보면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액은 4조5244억원,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3조3740억원으로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보다 1조원 이상 더 많은 계약을 따냈다.

국내 수주는 더 차이가 컸다.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국내 수주액은 4조339억원으로, 1조6040억원의 수주를 올린 삼성물산보다 3조 가까이 더 많은 수주를 따냈다.

기존에 수주해 현재부터 앞으로 수행할 계약물량, 즉 건설사의 향후 자금 밑천이자 ‘탄약 재고분’으로 풀이되는 수주 잔고 역시 현대건설이 우세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현대건설은 수주 잔고 66조2718억원을 확보해 높은 반면 삼성물산이 확보한 수주잔고는 6월말 기준 40조377억원이다. 현대건설의 향후 일감이 삼성물산보다 1.5배 이상 많다는 소리다. 

반면 28일 발표된 올해 시평 순위에서는 삼성물산이 1위, 현대건설이 2위를 차지했다. 시평 순위는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가 국내 5만6067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1년에 1번씩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를 합산해 평가액을 매긴 순위다.

시평 순위는 국내 전체 건설업계에서 각 건설사가 차지하는 위치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쓰인다.

삼성물산의 올해 시평액은 19조3762억원으로 2014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시평 순위 1위 수성에 성공했다. 반면 현대건설의 올해 시평액은 13조2774억원으로 3년 연속 2등에 머물렀다.

2013년 이전까지 시평순위 1위 자리는 현대건설의 몫이었다. 그러나 2014년 삼성물산에 처음 시평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현대건설은 좀처럼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1위 삼성물산과의 시평액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시평액은 16조7267억원, 현대건설은 12조7722억원으로 3조9545억원의 차이가 났지만 올해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평액 차이가 6조988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처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평액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통합으로 인해 기존 제일모직 법인의 공사실적이 삼성물산에 합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물산 시평액 16조7267억원과 지난해 제일모직 시평액 1조8192억원을 합산한 금액은 18조5495억원으로 올해 삼성물산의 시평액 19조3762억원과 얼추 들어맞는다.

즉, 최근 ‘경영 실적’은 현대건설이 우위인 반면 건설업계 전체에서 각 업체가 차지하는 ‘덩치’ 측면에서는 삼성물산이 앞서는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 등 건설사가 실제로 시장에서 벌어들인 실적에 있어서 현대건설이 타사 대비 우위에 있다”며 “시평 순위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업체가 어느 정도 금액의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지 능력을 보는 기준이 시평순위다”며 “일반적으로 최대 공사금액이 1~2조원대에 형성돼 있는 현실에서 시평액이 10조원을 넘는 양사간 우위를 시평순위로 따지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을 하면서 회계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바람에 경영 결산에 있어서 삼성물산 실적이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건설사가 수행하는 공사 기간은 최소 2~3년을 넘기는 것이 현실이다”며 “시평 순위는 최근 1~2분기나 1년간의 단기 경영 실적이 아닌 최근 3년간의 실적이 평가 기준에 들어가기 때문에 발주자 입장에서 건설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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