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시장 잡아라”···국내 업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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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기차 시장 잡아라”···국내 업체 ‘잰걸음’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7.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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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경쟁’·‘전장부품은 ‘협력’···“자국업체 보호 우려”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LG화학과 삼성SDI 등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선발주자격인 일본에 가로막혀있고, 중국에서도 자국 업체 보호 영향으로 배터리 인증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제 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심사에 대비해 서류 보완 등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앞서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에서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업체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차 발표에는 모두 현지 업체만 뽑혔다.

이 모범규준은 생산·개발·품질·설비 면에서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을 해주는 것으로,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지난해 제정한 가이드라인의 차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중국 완성차업체들한테 이 모범규준을 통과한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인증에서 탈락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중국 정부가 지급하는 차량 전체 가격의 절반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인증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 모범규준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인증이 늦어지면서 삼성SDI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온 장하이(江淮) 자동차는 이 배터리를 탑재하던 프리미엄 전기차 iEV6s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생산을 지난달 잠정 중단했다.

LG화학의 배터리를 쓰는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 상하이자동차(SAIC)도 올해 출시될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LG화학이 아닌 다른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배터리가 인증을 받지 못하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이 차량이 제외돼 판매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만큼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가이드라인에서 더욱 꼼꼼히 챙겨 이번 5차 심사를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중국의 자국 업체 보호주의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비공식적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배터리 사업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전장부품 사업은 경쟁보다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 협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중국 난징에 자동차 전장부품생산법인 LGENV과 배터리팩 공장 LGENB를 설립하고,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BYD 지분 일부를 매입하고 중국 전장부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만, 대부분의 부품을 모회사인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향후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경우, 언제든 중국 업체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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