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사퇴론 커지는 새누리…朴心 향방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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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사퇴론 커지는 새누리…朴心 향방에 주목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07.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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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넘어 친박계까지 확산… 朴대통령 ‘사퇴카드’ 꺼낼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견기업인 격려오찬에서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까지 확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켜보자’는 유보된 입장을 보여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의혹만 제기됐을 뿐 잘잘못에 대한 규명이 이뤄진 게 없다”며 “그걸 가지고 물러나라 마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25일)부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이 추가적으로 제기되면서다.

당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전날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검증하는 자리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을 낳았다”며 “우 수석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도 삼일 전과 달리 진경준 검사장을 거론해 “이런 검사가 지청장, 검사장, 법무부 기조실장 등으로 승진을 거듭할 때 공직인사 검증시스템은 과연 제대로 작동했던 것이냐. 이런 비리 검사를 걸러내기 위해 지금까지 어떤 조치가 취해졌느냐”고 비판했다. 진 검사장 승진과 관련된 인사검증을 담당했던 우 수석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사퇴론’은 진작부터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에서 힘을 받아왔다.

김용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정수석 자리가 민심을 전하는 자리인데 민심을 모르는 민정수석이 대통령을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본인이 스스로 무엇이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고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에게서 구설수가 나온다는 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일단 물러나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까지 사퇴론에 가세했다. 악화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정현 의원은 “솔직히 말해서 국민 여론이 매우 안 좋다”며 “모든 언론이 다 들여다보고 있고, 국민들이 들여다보고 있으니 합당한 처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의원도 “그간의 의혹들을 소상히 밝힌 뒤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사퇴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우 수석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이런 해석에 반발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다음날(22일) “그건 우병우 수석 의혹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 국가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소명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반응이 여론이 악화될 경우를 고려해 출구전략의 여지를 남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우 수석 소명으로 굳어지면 추후 경질할 시 여론에 떠밀려 입장을 바꾼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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