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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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6.07.2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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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숨만 쉬어도 돈이다”

최근 기사 헤드라인을 살펴보면 ‘인상’ ‘상승’ 이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달에 비해 22.2%, 소고기 가격은 7.4% 올랐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식당에서 파는 소주 가격도 최근 4000원에서 4500원으로 변했다.

공공요금도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서울 지하철 요금을 비롯해 상·하수도 요금, 전기료 기타 등등.

지난주 과자 가격이 또 올랐다. 농심은 스낵류 15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다. 농심 뿐만 아니라 제과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분위기는 상승 일변도다.

이들 업체들은 판관비, 물류비, 인건비 등과 같은 경영비용 및 원재료 단가 상승 등으로 원가 압박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 밀 가격이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을 포함해 대부분의 곡물 가격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좋은 인상 소식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에 비해 7.3%(440원)오른 시급 6470원으로 결정했다. 경제 불황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시키거나 아예 감원하는 것에 비하면 감지덕지라고 여겨야 할까.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암울한 것은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다 오르는데 내 월급만 안 오른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통계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39세 이하의 한 달 소득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초로 감소했다. 39세 이하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1만5552원으로 2014년 433만9612원보다 0.6%(2만4060원) 감소했다.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5만9000원으로 같은 기간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새우깡에 깡소주’. 서민들의 고된 애환을 달래주던 제품들이 이제는 우리네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드는 대명사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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