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브락 라던스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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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브락 라던스키를 아십니까?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6.07.24 1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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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경제사회부 차장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브락 라던스키,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 그들은 한국인이다.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니 이제 그들을 한국 사람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이들은 2011년 개정된 ‘체육 분야 우수인재 특별귀화 제도’가 도입되면서 귀화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다.

이 제도 덕분에 운동선수들의 귀화 절차는 간편해졌다. 대한체육회장의 추천을 받아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된다. 일반 귀화와 달리 의무 거주 기한이나 필기시험이 필요 없다.

대한체육회에서 이렇게 외국인 선수를 꾸준히 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 ‘국위선양’이다. 그들을 통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6국제아이스하키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 3차전에서 숙적 일본을 3-0으로 완파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일본을 꺾은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다. 분명 낭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일본을 꺾을 수 있었던 해답이 나온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팀에는 캐나다 출신 다섯 명과 미국 출신 한 명 등 총 여섯 명의 파란 눈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가 있었다. 타 종목에 비해 아이스하키는 선수교체가 비교적 자유롭다지만 동시에 링크에 설 수 있는 선수가 여섯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순수 대한민국 대표팀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예전 라모스, 로페즈 등을 앞세워 월드컵에 출전하려한다고 야유를 보냈던 일본 앞이라 창피하기까지 하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아이스하키에 참가하게 됐다.

파란 눈의 그들이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다면 우리에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그들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기 위해 땀 흘린 우리 선수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아닐까? 꼭 메달을 따야하고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것인가?

취약종목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선수보다는 코치를 바꿔야하는 것이다. 선수를 바꾼다면 대리시험을 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이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13 은11 동12개를 따내면서 스포츠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모든 메달은 소중하다. 그것이 태극기를 달고 따낸 메달이라면 우리에겐 더욱 그렇다. 그것은 선수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하는 소중한 결과물이다.

리우올림픽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여자농구선수 첼시 리를 특별귀화 시키려다 그의 혈통사기 행각이 발각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비록 여자농구대표팀이 리우 본선행에 실패해 아쉽기는 했지만 첼시 리의 힘으로 리우까지 갔다면 국제적인 망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올림픽에서는 아직 동메달조차 따보지 못한 나라가 수두룩하다. 만약 이런 나라에서 ‘특별 귀화 제도’를 이용해 메달을 따보려고 한다면 그나마 이해가 갈 것 같다. 하지만 스포츠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굳이 특별 귀화라는 ‘편법’까지 동원해 메달 하나 더 따려고 ‘대한민국 선수’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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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2016-07-24 23:59:25
ㅋ ㅋ ㅋ 이해 불가 난 저기자의 기사에 반대 언제부터 우리가 스포츠 강국? 기자 말데로라면 기술 강국인 우리나라가 외국산스포츠용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논리와 마찬가지로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