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병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통령 두둔은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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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병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통령 두둔은 부적절하다
  • 매일일보
  • 승인 2016.07.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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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된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우 수석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자리에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저항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우 수석 관련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우 수석은 현재 처갓집의 1326억원짜리 부동산 매각은 물론 진경준 검사장과의 유착, 변호사 시절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한지 2개월여 만에 복무규정을 깨고 의경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실로 전출됐다는 특혜 시비에도 휘말려 있다. 시민단체가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까지 제기했다.

우 수석은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기자 간담회를 가지면서까지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부동산 매각 의혹을 맨 처음 보도한 언론사 등을 고발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해 고발을 당했다. 야당은 즉각 사퇴해 시민으로서 수사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의 반응도 부정적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이 우 수석 문제로 시간을 보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수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조선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노사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업문제도 난제다. 게다가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으로 안보 상황 역시 만만치 않다. 사드 문제로 사회적 갈등은 극에 달한 형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우 수석을 감싼 것은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우 수석 관련 의혹이 근거 없는 국정 흔들기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설 사안이었나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당장 야당에서는 특검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는가. 게다가 수사 지침을 내렸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이제 청와대는 우 수석 문제에 대해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끌게 되면 현 정권에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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