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 저유가 호황에도 속앓이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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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항공사, 저유가 호황에도 속앓이 ‘끙끙’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7.20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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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2분기 실적 호조 전망 속 악재로 시름
▲ (왼쪽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모습. 사진= 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저유가 호황에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노조와의 갈등을 비롯한 대내외 악재로 하반기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2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역대 최대치 영업이익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8000억원~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564~15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매출액 최대 1조5000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50~60억원을 기록해 적자 대비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류비 부담이 줄고, 탑승객 수가 증가한 탓이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이같은 실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노조와의 갈등을 비롯한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이 불투명해졌다.

먼저, 대한항공은 7개월째 조종사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37% 인상안을 요구한 조종사 노조와 1.9% 인상을 주장한 사측의 견해차이로 지난해 말 임금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

양측의 갈등은 이후 사측의 배너 투쟁 조합원 고소 및 취하, 노조 측의 경영진 및 임원진에 대한 고소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사측이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최근에는 조종사 노조가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청원 운동까지 벌여 일반노조와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일반직 노조와의 갈등의 골이 깊다. 일반 노조는 올 초부터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을 진행 중인 사측에 △노조탄압·단협해지 중단 및 성실교섭·임단협 타결 촉구 △경영실패를 직원에 전가하는 인적 구조조정 반대 등을 내세우고 있는 것.

아시아나항공은 아직까지 노조와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까지 노사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항공업계 외부 상황도 좋지 않다. 최근 프랑스 테러와 터키의 쿠데타 등의 영향으로 유럽여행 성수기 시즌에 비상이 걸린 것.

인천∼터키 이스탄불 노선을 주 5회 운항하는 대한항공은 지난 18일 해당 노선을 결항시켰다. 15일 밤(현지 시간) 발생한 쿠데타 시도로 현지 보안과 안전 관련 추가 정보 확인을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터키 이스탄불 노선을 주 3회에서 5회로 늘린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져 속이 타고 있다. 터키의 경우 5년간 여행객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한창 성장하는 여행지로 주목 받은 바 있다.

또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6곳으로 늘어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거센 추격도 부담이다. 올해 5월 기준 국내선 점유율에서 56.1%를 기록하며 대세로 떠오른 LCC는 최근 하와이, 호주, 괌 등 중장거리 노선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대형항공사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항공사가 직면한 대내외적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갈릴 것”이라며 “노조와의 갈등은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타협점을 찾는게 좋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LCC 역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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