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난 속 기득권 유지 夏鬪는 국민이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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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난 속 기득권 유지 夏鬪는 국민이 외면한다
  • 매일일보
  • 승인 2016.07.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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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올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심상치 않다. 자동차·조선·금융·공공부문의 파업이 벌어지고 있거나 예고돼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동시에 부분파업을 벌였다. 앞으로의 험로(險路)에 대한 예고편을 보는 듯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노조가 동시에 파업한 것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연대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두 노조는 이번 주에만 3차례에 걸쳐 동시파업에 나선다. 두 노조는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대파업과 동시파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언제든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파업은 사측과의 임금협상에 진전이 없는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과 노조의 경영 참여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조선업종 노조연대 소속 노조들도 이날 부분 파업을 하거나 집회를 열었다.

올해 하투는 대규모 구조조정,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대한 저항이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파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대기업 노조들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자칫하면 올해 하투가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업은 노동조합의 고유 권한이다. 또한 가장 강력한 쟁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노조들은 교섭을 대충 진행하다가 파업을 벌여 더 높은 임금과 복지 조건을 따내는 것이 거의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파업은 최후에 꺼내는 카드이지 아무 때나 휘두르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가 아니다.

현재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 대부분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한계에 달한 상태다. 이러한 엄혹한 사실을 노조는 직시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조선업에 대한 파업을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 노조들의 경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의 고통을 외면해온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이를 국민들은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노동운동도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이 되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기득권에만 집착할 경우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난에도 기득권 유지를 위한 ‘하투(夏鬪)’에만 몰두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노동계는 재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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