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후원행사서도 ‘안전불감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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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후원행사서도 ‘안전불감증’ 여전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6.07.18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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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컬러런코리아 행사 ‘우천 속 강행’ 논란
제주항공 “우린 단지 후원만 했을 뿐”
'2016컬러런코리아' 홍보 포스터.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페이스북과 이메일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고 공지했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6일에도 행사를 감행해 사실상 '변경 사항'이 생기는 일 자체를 차단했다. (사진=컬러런코리아 페이스북 캡쳐)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지난해 12월 승객 150여명이 탑승한 김포발 제주행 여객기 조종사가 기내 공기공급장치 스위치를 켜지 않고 이륙했다 뒤늦게 알아차리고 급강하한 사건으로 과징금 6억원 처분을 받았던 제주항공이 이번에는 우천 속에 ‘제주항공 컬러런’ 행사를 강행해 눈총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1만7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항공 컬러런’를 진행했다.

컬러런은 2012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이벤트성 마라톤 대회로 참여자들이 흰색 티셔츠를 입고 1km마다 준비돼 있는 다양한 컬러파우더를 맞으며 이어가는 러닝 페스티벌이다.

문제는 이날 ‘새벽에서 오전 사이 강한 비가 집중되고, 일부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던데 있다.

이날 호우 예보는 일주일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예매자들은 지속적으로 사무국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행사날짜변경’이나 ‘행사 취소’, ‘환불’과 같은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사무국 측에서는 행사 전날인 15일 밤 10시 4분이 돼서야 ‘대회 당일 기본적인 우의는 제공한다’는 문자 한통으로 행사 강행 소식을 전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행사 당일 행사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한쪽 부스에서 환불을 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 역시 ‘사전 물품을 수령한 경우 물품을 뜯지 않은 채 반납하는 조건’의 제한적인 환불에 그쳤다.

컬러런코리아 페이스북에는 참가자들의 환불 관련 불만이 폭주했다. (사진=컬러런코리아 페이스북 캡쳐)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물품을 뜯지 않은 상태로 들고 현장에 때맞춰 도착한 사람에게만 환불을 해 준다는 것은 환불을 안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품을 이미 개봉했거나 행사를 포기한 사람들이 사전에 공지하지도 않은 환불시간에 때맞춰 현장에 갈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대학생 이어 “컬러런은 컬러파우더를 뿌리는 이벤트적 특성으로 이뤄진 이색마라톤이고 소비자들은 그 점에 지불가치를 둔 것”이라며 “빗속에서 컬러파우더를 뿌리는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풀코스를 완주한 참가자들은 온몸에 물감으로 변해버린 파우더를 뒤집어쓴 채 씻지도 못한 채 추위에 덜덜 떨며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도착 지점에는 마른 날에 파우더를 터는 용도로 쓰는 클리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컬러런코리아에서 주최하고 제주항공에서는 단지 후원만 했기 때문에 행사 진행 강행에 대해 선택권이 없었다”며 행사 진행에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음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참가자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 “컬러런, 정말 일처리가 짜증났어요!” “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대처와 피드백” “제주항공 불매운동으로까지 확대될 만한 사안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한다” “폭우 90프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마라톤을 진행하고 고의적으로 전화를 차단해 참가자들의 환불을 막았습니다” “컬러 폭탄 뒤집어쓰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네”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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