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제석사지 폐기유적 '악귀상'등 유물 출토
상태바
전북 익산 제석사지 폐기유적 '악귀상'등 유물 출토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07.13 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사적 제 405호 익산 제석사지 폐기유적, 전북 익산시 왕궁면 일대 발굴현장과  출토유물을 오는 13일 오후 2시 공개한다 고 밝혔다.

익산 제석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사진=문화재청

제석사(帝釋寺)는 백제 무왕이 도읍을 익산으로 옮길 계획을 추진하면서 왕궁 부근에 창건한 절로,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서 정관(貞觀, 중국 당 태종 연호) 13년(기원 후 639년) 벼락으로 인해 불당(佛堂)과 칠층탑(七級浮圖), 회랑과 승방(廊房)이 모두 불탔다는 기록이 있어 7층 목탑, 불당, 회랑(回廊), 승방 등을 갖춘 왕실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음응험기는 중국 남조 시대 때 관세음신앙에 대한 책 3권이 발간됐으며, 12세기 일본 교토의 청련원(靑蓮院)에서 이 3책을 묶은 필사본 끝에 ‘백제 관련 기사’가 있다.

익산 제석사지 폐기유적 전경 사진=문화재청

현재 발굴 중인 폐기유적은 제석사에서 불에 탄 기와나 벽체 등 건축 부재와 사찰에 모셔진 소조 불상조각들을 버린 곳으로, 남북 32.4m, 동서 28m의 규모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이뤄진 시굴조사를 통해 흙으로 구운 소조불ㆍ보살ㆍ천부(天部), 악귀(惡鬼)ㆍ동물 등의 소조상과 연화문 수막새 등이 출토되어 백제 후기의 불교미술과 건축 등 백제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던 곳이다.

익산제석사지에서 출토된 악귀상 사진=문화재청

 이번 발굴에서는 시굴조사때와 유사한 유물인 천부상(天部像)이 출토됐는데, 머리 부분의 파편만 남은 상태로, 살짝 다문 입술, 지그시 내려가 가늘게 뜬 눈매, 길게 늘어진 도톰한 귓불, 살짝 두툼한 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나한상(羅漢像) 혹은 불제자(佛弟子)로 추정되는 2점은 지그시 감으면서 강인한 느낌을 주는 눈매, 두툼한 코, 둥그스름한 정수리가 잘 표현되어 있어 흥미롭다. 악귀상(惡鬼像)은 동그랗게 뜬 채로 측면을 응시하는 눈, 살짝 들린 들창코, 야무지게 다문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 치아와 송곳니 등이 잘 표현되어 있고, 머리와 뺨, 턱까지 온통 털로 덮여 있으며 눈동자에 유리질이 남아 있다.

이들 유물들은 형태나 문양, 제작기법의 측면에서 중국 낙양 영령사(永寧寺), 부여 정림사지(定林寺址), 일본 가와하라데라(川原寺) 출토품과 비교해 볼 때 백제를 중심으로 한 중국ㆍ일본 등 동아시아의 문화교류 양상을 밝힐 수 있는 유용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