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현대ㆍ기아차, 속병 앓는 원인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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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현대ㆍ기아차, 속병 앓는 원인 [진단]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0.06.15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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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속도 모르면서…·”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요즘 현대ㆍ기아차그룹은 무척이나 잘나간다. 출시한 차종마다 공전의 히트를 시키며 명실상부한 국내 제1의 자동차기업임을 입증했다. 더불어 해외에서도 현대ㆍ기아차의 차들이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으며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 현대ㆍ기아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연이어 터진 악재들로 속병을 앓고 있다. 현대차 주주대표 소송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데 이어 기아차 노조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여기에 인도 공장 근로자의 일시적 파업과 글로비스의 해운업 진출 논란, 공정위의 글로비스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 착수도 현대ㆍ기아차의 속을 끓이는 주요 원인이다. 

이에 <매일일보>이 현대ㆍ기아차의 속병 앓는 원인들을 조목조목 체크해봤다.

현대ㆍ기아차그룹, 출시하는 차종마다 공전의 히트치며 시종 ‘방긋’ 웃지만 속은 ‘부글부글’
현대차 주주대표소송, 국내외 파업사태, 글로비스 해운업진출 논란등 잇단 악재로 ‘시름시름’

현대ㆍ기아차가 지난 5월 유럽발 금융 한파에도 불구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미국법인(HMA)은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작년보다 32.8% 늘어난 4만9045대를 팔아 미국 진출 이래 5월 최고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ㆍ기아차는 자사가 개발한 타우엔진이 올 초 미국 디트로이트의 르네상스 센터 매리어트 호텔에서 미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0 10대 최고엔진’ 상을 지난해에 이어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같은 승전보가 잇따르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ㆍ기아차가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파요"

하지만 이런 평가에도 불구 정작 현대ㆍ기아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국내외 안팎으로 연이어 터진 크고 작은 악재들로 속병이 생긴 것.

속병의 원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현대차 주주대표 소송’. 청구액 규모만 무려 1조원이 넘는다. 지난달 27일 첫 변론을 시작으로 소송이 본격 재개됨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를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날 원고측인 경제개혁연대(이하 경개연)와 피고측인 현대차측은 ‘현대차가 2003년 현대모비스에 대한 모듈부품 재료비를 인상한 것이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피 튀기는 공방을 벌였다. 이런 만큼 앞으로 현대ㆍ기아차의 험난한 여정이  불보듯 예상된다.

이어 현대ㆍ기아차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노사 갈등’. 주주대표 소송이 재개 되자마자 노조 문제가 ‘뻥’ 터졌다. 이번에는 국내외 동시다발로 노조 문제가 터지면서 현대ㆍ기아차를 울상 짓게 만들었다.

먼저 국내 노조 문제는 다음달 1일 시행되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제’ 때문에 비롯됐다.

개정 노조법에는 다음달 1일부터 일부 노조 간부를 제외한 나머지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전면 금지하고 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일부 사안을 문제 삼아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6월 한달 동안 특근 거부를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 역시 이에 질새라 전임자 현행 유지 조항을 요구안에서 삭제하지 않으면 임단협에 나설 수 없다며 한 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노조는 지난 14일 안양지방노동청에 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해 사실상 파업에 돌입했다. 

요즘 출시한 차종마다 히트를 시키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기아차로서는 그야말로 암초를 만난 셈이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노조 문제가 터졌다. 지난 6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의 현대차 인도 공장 근로자들수백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다행히 파업은 이틀 만에 종료되면서 현재는 정상 조업이 개재된 상태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언제 또다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근로자들은 그동안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 등을 요구해 왔는데, 일각에서는 이때마다 현대기아차가 ‘응급 처지’식으로 사태를 수습해왔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 "나 떨고 있니?"

이 밖에도 현대ㆍ기아차를 속 끓이게 하는 원인들로는 ‘글로비스의 해운업 진출 논란’과 ‘공정위의 글로비스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가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최근 케이프사이즈(17만~18만 톤급 규모)급의 대형 벌크선을 발주했는데, 이를 두고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주로 발전용 석탄 및 철광석을 주로 실어 나르는 대형 벌크선을 일컫는데, '글로비스가 해운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글로비스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장기운송계약에 뛰어들기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나아가 '그룹 차원에서 글로비스에 물량을 몰아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현대ㆍ기아차로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들의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인한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 강화 뜻을 밝힌 것과 관련 혹여 ‘해운업계 일각의 이같은 의혹 제기로 후폭풍을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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