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투 속 공생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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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투 속 공생 찾아야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7.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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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예고된 ‘하투(夏鬪)’에 불안감이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빅3의 노조가 구조조정안에 격렬한 반대의사를 내비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동안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전까지 막판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올해 조선업계 처음으로 파업을 하게 된 것.

당초 임금 동결을 받아들이고 온건한 입장을 취했던 삼성중공업 노협이지만, 인력감축에 강경노선으로 선회했다.

3년 연속 파업을 목전에 둔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최근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현대자동차 노조와 함께 공동투쟁을 논의하고 있어 파업이 이뤄진다면 그 여파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로도 파업이 번져 생산차질로 인한 손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 6일 파업 찬반 재투표를 실시해 파업을 다시 한 번 가결했다. 쟁의조정의 기각으로 파업이 무산될 수도 있었지만, 노조 파업을 재결의한 만큼 파업이 이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간 조선산업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조선업종에서의 노사분규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올해 파업의 양상은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구조조정 특히 인력감축, 주력 사업의 분사 등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조도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으로 어려워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에게 그 고통을 분담한다는 점, 또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조선 빅3 노조의 파업은 당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선 빅3가 울산과 거제의 지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파업으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조정으로 이미 찬바람이 불고 있는 지역경제에 파업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불황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것.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마땅히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회사의 내일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리한 파업으로 인한 생산지연은 다시 또 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미래도 중요하다.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도 아니고 노조의 강력한 파업도 아닌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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