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이브리드’지만 ‘친환경차’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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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이브리드’지만 ‘친환경차’는 아니다?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7.06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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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환경친화적인 하이브리드차의 구매·운항 혜택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GM이 이달 ‘올 뉴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앞둔 상황에서 가격표 공개와 함께 공지한 내용이다.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95g으로 국내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대상 조건(km당 이산화탄소 97g 이하 배출)은 충족했다. 하지만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입자상물질 등 기준을 2가지 이상 충족하지 못해 ‘제 2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지만 ‘친환경차’에 지원되는 가격 인하 효과는 누릴 수 없게 됐다.

환경부는 하이브리드차 구입 시 대당 100만원의 차량 보조금 등 최대 270만원의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경쟁차량인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기본가가 3029만원부터 책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786만원부터 구입 가능한 점은 이 같은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GM이 공개한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LT 3180만원 △LT 디럭스 3348만원.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2000만원대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내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보조금 지원과 각종 세금 감면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황이 판매량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번 친환경차 인증은 국내 기준에 따른 것으로 해당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만으로 차량 자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북미시장에서 고효율·고성능으로 호평을 받은 차다.

또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가격 할인 등 한국GM의 자체 프로모션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한 부분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본질적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다.

실제 최근 소비자들의 친환경차 구매 성향을 보면 성능과 연비, 디자인 등 이외에 환경에 대한 감성적인 부분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게끔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더욱 까다롭고, 섬세해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이번 말리부 하이브리드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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