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③ 제약업계, 비상(飛上)과 도태(淘汰)의 기로에 서다] 유일한 박사의 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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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③ 제약업계, 비상(飛上)과 도태(淘汰)의 기로에 서다] 유일한 박사의 유한양행
  • 김형규·홍승우 기자
  • 승인 2016.07.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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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형규·홍승우 기자] 글로벌 제약시장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양강장제, 비타민제 등 건강과 관련된 일반의약품과 제네릭(복제약) 생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국민들의 보건·위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제약산업이 기술집약도가 높은 첨단 부가가치 산업으로 재조명 받게 되며 분위기가 달라지게 됐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8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몇몇 제약사들이 꾸준히 세계 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제네릭에 의존했던 제약업계에서 한미약품과 같이 R&D 사업에 집중 투자하기에는 ‘실패’라는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매일일보>에서는 ‘비상’과 ‘도태’의 기로에 서 있는 국내 제약사의 현황을 11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 주력상품의 ‘비상(飛上)’

유한양행 사업부문은 크게 약품사업부문·해외사업부문·생활건강사업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약품사업부문은 항고혈압제, 항암제, 생물학제제 등 전문의약품과 삐콤씨, 비타민C 1000mg, 메가트루와 같은 일반의약품, 살충제 및 염모제 등의 의약외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사업부문은 유한화학에서 생산된 에이즈치료제, C형간염치료제, 항생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국내외 공급하며 선진 다국적 제약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신규원료를 개발하고 있다.

또 생활건강사업부문은 살균, 소독, 표백제 유한락스와 천연베이킹소다를 주원료로 한 암앤해머 브랜드, 친환경 마크를 획득한 아름다운세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동종업계 시장 점유율 6.2%(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로 2013년부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3.8% 상승한 2742억원을,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전기대비 73.3% 증가했다.

1분기 실적순풍 요인은 주요상품 매출성장에 있다. 유한양행의 ‘비리어드’(B형간염), ‘트라젠타(당뇨병), ’트윈스타‘(고혈압)는 1분기에 각각 35.6%, 23.1%, 14.8% 매출상승했다. 이외 일반 의약품인 안티프라민, 머시론, 지르텍 등과 코푸시럽, 아토르바, 스트리빌드 등 전문의약품도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의 CEO 메시지에서도 故유일한 박사에 대해 언급돼 있다.

◇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

유한양행은 설립자인 故유일한 박사를 빼놓고 말하기 힘들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의 CEO 메시지에도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도약과 발전의 역사를 써나가겠습니다‘라고 돼 있는 만큼 유일한 박사는 오롯이 유한양행으로 비유된다.

유한양행은 1926년 유일한 박사가 독립운동에 필요한 민족자본을 형성하기 위해 설립했다. 설립 취지가 이렇다보니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국민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유일한 박사는 생전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라며 1969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으며, 1971년 사망하기 전 자신의 주식도 사회에 남긴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국사회 및 교육 원조 신탁기금’에서 1977년 이름을 바꾼 ‘유한재단’은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유한재단은 장학사업·사회복지사업을 비롯해 전국 청소년 글짓기 대회, 유재라 봉사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유한재단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인 장학사업은 학업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 “R&D 투자 다소 부족” 지적

현재 제약업계는 앞 다퉈 R&D(연구개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약업계 분위기에 비해 유한양행은 R&D 투자 분위기가 다소 잠잠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측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매출규모에 비해 R&D투자 비중이 다소 적은 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의 이런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 같진 않다. 유한양행은 신약개발을 중점으로 R&D 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까지 혁신신약 3개 이상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한양행이 내세운 혁신신약 연구분야는 대사/내분비, 면역/염증 및 항암제의 3대 전략적 질환군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분야별로 당뇨병 치료제, 퇴행성디스크, 안과 및 피부과질환 치료제, 차세대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등의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R&D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외 바이오벤처사와 R&D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제노스코, 바이오니아 및 제넥신과 기술이전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형성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업체 ‘소렌토’와 R&D를 기반으로 하는 조인트 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유한양행은 TFT팀을 구성해 파이프라인과 사업군을 기반으로 해 다양한 사업다각화 전략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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