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하반기 공급량, 2003년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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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하반기 공급량, 2003년 이후 최대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6.30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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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공급 주도, 공급 과잉 우려
전문가 “서울 아파트 수요·전세난 고려하면 과잉 아냐”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가재울 4구역을 재개발 해 공급한 ‘DMC 파크뷰 자이’ 전경. 사진=GS건설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올해 하반기 서울 지역에서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물량이 지난 2003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우려와 서울의 높은 아파트 수요에 비하면 적절한 공급량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12월) 서울에서 아파트 41개 단지가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일반 분양분 물량 기준으로 1만8065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지역 분양 물량인 1만163가구와 비교하면 77.7%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서울 분양물량은 과거 서울 하반기 분양 물량과 비교하면 지난 2003년이후 역대 최대물량이다. 종전 서울 지역 하반기 최대 물량은 지난 2013년의 1만4151가구였다.

서울에서 올 하반기 분양물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일반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서울에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굵직한 대규모 노후 단지들이 연이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달고 재건축에 나섰다. 서울 반포와 개포 지구에서 시작된 재건축 바람은 전

올해 서울 재건축 바람의 신호탄을 쏜 단지는 지난 1월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 한 ‘신반포자이’였다. 신반포자이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열흘 만에 완판에 성공하면서 ‘서울 재건축 불패 신화’를 썼다.

이어 4월에는 삼성물산이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 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공급했다. 이 단지 역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완판되면서 서울 지역 재건축 바람은 강남을 넘어 강북 등 서울 각지로 번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올해 하반기 서울 지역 신규 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재건축과 재개발 단지가 차지하는데서 드러난다.

올해 하반기 서울 재개발 분양물량은 21개 단지에 1만416가구, 재건축은 17개 단지에 7083가구로 총 1만7499가구에 달한다. 이는 서울 하반기 전체 분양물량의 대부분인 96.8%를 차지하는 수치다.

올해 하반기 서울 지역 신규 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과 수익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러서치팀장은 “올해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 분양물량 급증은 지난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이후 시작된 재개발 재건축 규제완화책이 2013년 박근혜정부 들어서 적극적으로 시행된데 따른 규제완화의 누적 효과”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특히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아파트 값이 올라 수익성이 좋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이후로 서울 지역에서 기존의 재건축·재개발 지구의 사업 추진 속도가 탄력을 받으면서 올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급작스러운 분양물량 증가에 따른 미분양 발생 등 공급 과잉 현상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우선 하반기 예정 물량은 어디까지나 ‘예정’ 물량일 뿐이다”며 “재건축 단지는 조합과 시공사간에 분양가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분양가 협상이 길어지면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공급 물량이 해를 넘겨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서울 지역의 경우 도시정비사업에 따른 멸실이 많기에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 정도의 공급량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올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1만 5000여 가구가 공급됐던 2013년 하반기 서울 신규 분양 단지들은 입주를 앞두거나 입주한 현재 미분양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3년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가재울 4구역을 재개발 해 분양한 ‘DMC 파크뷰 자이’, 대림산업이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 한 ‘아크로리버파크’,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천호재개발 지구서 공급한 ‘래미안 강동 팰리스’등은 입주를 완료하거나 완료를 앞둔 현재 미분양을 소진한 상태다.

함영진 센터장은 “과거 2000년대 초반에 서울에서만 한꺼번에 7만 가구가 공급됐던 것에 비하면 현재의 공급량은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여기에 서울 지역은 전세난이 워낙 심각한만큼 빌라·단독주택를 제외한 아파트 분양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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