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국민의당이 박지원 비대위원장 체제로 돌입했다. 비대위를 두 번이나 이끌었던 박 위원장이 또 창당이후 최대위기를 맞은 국민의당 정상화에 나선 것이다. 당의 간판인 안철수 전 대표의 공백을 매우는 동시에 당 이미지를 바꾸는 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옛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세 안다고 한다”며 두 공동대표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어 “험한 바다는 강한 어부와 선장을 키우는 일을 한다”며 “오늘의 상황을 회피하지 말고 여러분 모두 위기에 맞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자”고 신속한 당 전열 가다듬기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적으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로 몸살을 앓은 당을 수습할 비대위를 빠른 시일 내에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15명 내외의 비대위원을 선출하도록 돼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는 각 소속의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이 그동안 표방했던 ‘리딩파티(선도정당)’의 면모를 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내부적으로는 인사를 최소화 해 당직자들의 동요를 막고 외부적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근래에 당이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신속한 대응에 미흡했던 부분을 고치겠다는 얘기다.
이날 의총에서도 당 수습 및 정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됐다.
비대위 체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주 화요일 의원총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당의 골격인 지방·지역 조직 구성 마무리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미비한 당헌·당규 정비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로 실추된 당 이미지 재건을 위해 오는 7~8월 당의 주요 의원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당의 얼굴이었던 안 전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이 순회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에 대한 기대는 높은데 그분들과 스킨십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해서 당의 상징성이 있는 분들이 지역순회를 해서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 목소리를 경청, 당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부에서 거물급 인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을 향해 “당으로 들어와 활동도 하고 안 전 대표와 경쟁도 하는 구도가 이뤄지길 노력하겠다”고 거듭 러브콜을 보냈다.
이번 사태로 안 전 대표가 치명타를 입은 만큼 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외연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