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브렉시트를 계기로 국내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커져 올해 하반기 채권투자 전망이 밝아진 상황이다.
30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투자 수익이 더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브렉시트의 파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당분간 자금을 놔둬도 예상외의 높은 수익을 거둘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 여파는 단기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스피 조정에는 최소 1개월 이상, 길게 보면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채권이나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선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식 미래에셋대우 상품개발실 팀장은 “브렉시트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국들이 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늘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채권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달러화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별로 통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때 달러화로 표시된 상품을 매입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브렉시트 가결 이후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는데 달러 보유량을 늘리는 것도 괜찮다”며 “투자자들이 달러로 발행된 해외채권을 포함한 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주가가 일시 하락하며 저가 매수의 기회가 마련됐다면서 상반기 박스권 시황에서 주목받았던 중·소형주 위주의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수출주, 대형주나 배당을 노린 종목 등이 상반기 선전을 거뒀던 중소형주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효과적인 투자대안으로 대형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가결 뒤에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국내증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수출주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경식 팀장 역시 “해외수출에 주력하는 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주가가 조만간 회복·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경기 민감주들로 구성된 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주식·채권 등 수익률 위주의 투자전략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하에서 안정적인 배당주 펀드 선택을 권하고 있다.
최광철 부장은 “리스크 어버터의 경우 위험비중을 줄일 계획이라면 배당금이 꾸준히 나오는 우량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 고배당주 펀드가 매력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가치투자를 강조해온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와 같은 일시적인 이슈만 따라가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를 분산하는 주식 투자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투자성향이나 연령별로 다양한 전략이 있다”고 전제한 뒤 “30대 공격적 투자자라면 100%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 국내외 주식에 분산 투자한다면 국내에선 헬스케어와 중국시장에 주력하는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의 경우 “국내와 해외로 분산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기업가치가 높아 장기적으로 유망하지만 최근 (일부 대외악재로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