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 갈등 ‘최고조’…극적 타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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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사 갈등 ‘최고조’…극적 타결 가능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6.28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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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노조, 세무조사 청원 이어 서소문 집회 개최
일반노조, 조종사노조 비판…‘노-노’ 갈등도 확산
▲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개최한 '대한항공 윤리경영 촉구 집회'에 참가한 조종사들이 윤리경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측과 조종사노조의 갈등이 일반직노조와 조종사노조로 번지면서 ‘노-노’ 갈등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 특히 조종사노조는 사측의 세무조사 청원 운동에 이어 서울시내 집회를 감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00여명은 28일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대한항공 임금 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조종사노조측은 "회사는 1.9%라는 수치만을 제시하고 단 0.01%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회장의 주머니만 챙기기어려운 것이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에 11억원을 배당한 점 을 지적하며 '재산 빼돌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종사노조는 "이러한 의혹을 바로잡기 위해 외부 감시가 필요하고 이는 노조가 세무조사 청원을 주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쟁의행위에 돌입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달 13일부터 사측의 세무조사 청원을 위한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다가 23일부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우편 접수 형태로 병행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앞서 제출한 청원서에서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조원태·조현민 남매가 지분을 100%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계열사 사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 등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조종사노조는 사이버스카이가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시작되자 처벌을 피하기 위해 3남매 보유 지분을 대한항공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진에어와 진에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을 통해 조 회장 일가만 이득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개최한 '대한항공 윤리경영 촉구 집회'에 참가한 조종사들이 윤리경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조종사노조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결렬된 임급협상에서 비롯됐다. 노조가 임금인상률 37%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1.9%를 고수하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양측의 갈등은 이후 사측의 배너 투쟁 조합원 고소 및 취하, 노조 측의 경영진 및 임원진에 대한 고소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사측이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여기에 조종사노조의 세무조사 청원을 두고 노조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대한항공 일반직노조(일반노조·조종사새노조)가 최근 성명을 통해 조종사노조의 세무조사 청원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노-노’ 갈등이 새롭게 떠오른 것.

일반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조종사 노조가 세무조사 청원 등과 같은 의혹 제기로 회사와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 새노조 역시, 회사에 속한 임직원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것이 더 큰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사자들의 이기주의가 투영돼 우리 전 임직원들의 일터에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종호 일반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조종사노조의 집회 현장을 방문해 ‘무책임한 의혹남발, 동료노동자 고용안전 위협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는 지속적으로 조종사 노조와의 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조종사노조 집행부는 오늘 서울 시내에서 악의적으로 회사를 비난하는 집회를 개최했다”며 “전 임직원들을 볼모로 삼는 조종사노조의 이기적인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노사 대화를 통한 교섭타결이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대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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