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 굴리는 로봇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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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 굴리는 로봇에 대한 단상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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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경제부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역사를 살펴볼 때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그 가치가 인정됐던 수많은 노동 및 작업들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대체하거나 퇴장시킨다.

예를 들어 1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던 증기 기관차에서 화부가 석탄을 때던 일은 이미 수십년 전에 사라졌고 대신 열차는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다 결국 전기 기관차로 교체됐다.

그 많던 사무직 노동자들은 퍼스널 컴퓨터의 대량 보급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PC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요즘에는 디지털 중독현상까지 우려되는 수준으로 발전됐다.   

금융권에서 변화는 수기가 일반적이던 기장작업이 전산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성능과 보안 역시 업그레이드되면서 텔러와 대면거래가 아닌 스마트 기기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오는 11월부터 로봇에 의한 직접 투자자문과 자산운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인간적인 실수와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했던 부분이 기계적인 알고리즘과 진화된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 관계자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 같은 놀라운 변화는 입심 좋은 증권사 브로커들이 성공을 구가했던 증권사들의 영업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프로그램 오작동을 일으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우려다.

언제 어디서든 영원히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계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인데 산업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기계에 의한 인사사고나 피해를 볼 때 그런 느낌이 든다.

현재도 증권거래에서 프로그램 매매라고 불리는 기법은 대부분 인공지능을 통한 업무로 대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투자결정에 대한 통제는 인간적 실수나 실패 가능성을 없애 기계가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업무로는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

하지만 인간심리와 행태를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자가 학습해 진화하는 인공지능은 금융시장 자체에 불안과 위험을 야기할 수 있지 않을지 불쾌하고 씁쓸한 느낌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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