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대기업 구조조정엔 ‘날 무뎌’ 中企엔 ‘날선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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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대기업 구조조정엔 ‘날 무뎌’ 中企엔 ‘날선 칼’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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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전 워크아웃 대상 대기업 3분의 1 아직도 해결 안돼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차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 여의도 사옥 입석  간판 뒤로 차량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그동안 산업은행이 주도해온 부실기업 구조조정 수위가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관대해 차별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7일 산은에서 제출받은 구조조정 기업현황을 분석, 산은의 주도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기업은 모두 24곳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중 3분의 1인 8개사가 현재까지 여전히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창제지와 같이 2008년 이후 무려 8년째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등 구조조정 속도가 늦어졌다.

반면 중소기업은 구조조정 기간이 연장되거나 대기업과 달리 질질 끄는 경우가 전혀 없어 구조조정에도 불평등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산은이 주채권은행을 맡은 중소기업 가운데 워크아웃에 착수한  회사는 모두 27곳에 달하는데 이중 현재까지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은 단 4개사에 불과했다.

여기에 자율협약을 포함할 경우 장기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은 대기업 비율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자율협약 착수한 대기업은 9곳으로, 이중 워크아웃으로 전환한 동부제철 포함해 4곳의 구조조정이 현재까지 지루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 중 워크아웃보다 구조조정 강도가 낮은 자율협약을 체결한 곳은 단 한곳도 없었고 산은이 주도했던 중소기업 워크아웃은 반드시 성공적인 것이 아닌 점이 확인되고 있다.

더불어 회생절차 전환이 10개사, 파산이 1곳이고 인수·합병(M&A) 등으로 워크아웃이 중단된 사례는 6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산은이 경영 정상화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된 중소기업에 대해 엄정한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대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다른 방안으로 빨리 전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점이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은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판단을 미루며 구조조정 시간만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자율협약을 진행하며 4조원 이상의 지원자금이 투입됐던 STX조선해양 사례가 대표적인데 박용진 의원은 “최근 산은의 자본 확충을 둘러싼 논란과 기업 부실 구조조정 의혹의 배후에는 산은의 ‘대기업 봐 주기’식 경영이 있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어 “만약에 있었을지 모르는 산은과 대기업간의 유착 낸지 부정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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