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릴까 줄일까’ 방카슈랑스 수익성 딜레마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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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릴까 줄일까’ 방카슈랑스 수익성 딜레마 커져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2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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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4-2 도입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도 ‘부담 백배’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보험업계가 시중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수익성 딜레마로 회사마다 ‘강화하느냐 축소하느냐’를 놓고 고심 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달 들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장기보험 신규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는데,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측은 일반 손해보험은 종전대로 판매하고 기존 장기보험 계약은 추후에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나, 실적의 대부분인 장기보험을 포기한 만큼 영업 중단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저축성 상품 위주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실적이 늘수록 새 회계기준(IFRS4-2)에 따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본다면 매출도 꾸준히 늘지만 중소형 보험사에겐 수수료 등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 실질 수익은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카 수익성에 대한 은행계 보험사와 전업사간에도 입장이 다르다”며 “금융개혁 차원에서 당국이 특정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를 제한해온 ‘25%룰’을 완화할 여지가 충분해 일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외연 확장을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카 비중이 큰 농협생명·손보 등 농협금융 계열사는 오는 2017년 2월 25%룰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단위농협 위주로 영업망을 확대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개최한 방카 규제 세미나에서 25%룰 완화와 취급상품 제한의 폐지 등 주장이 나온 것과 맥락이 닿아있고, 당국이 농협의 신경(신용·경제부문)분리와 지주체제 전환을 위해 방카 25%룰 적용을 유예해 규제완화의 역주행은 힘들 것이란 인식이 배경에 깔려있다.

일각에선 당국이 방카 비중이 해소되지 않은 농협금융에 25%룰 적용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더라도, 정부의 개혁정책에 맞춰 복합점포 형태로 전환하면 된다는 점을 유인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방카 규제의 핵심은 25%룰인데 적용 유예기간 만료를 앞둔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방카 영업을 대거 확대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라며 “당국이 금융개혁 차원에서 각 업역간 경계를 파괴하고 있는데 유독 보험 전업사의 기득권만 챙겨주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당국 입장에서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 및 권익 확대를 위해 한 번 완화한 규제기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역행시키는 것은 어렵다”면서 “당장 전업사들의 반발이 우려되나 다른 선진국처럼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려면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IFRS4-2단계 도입을 앞둔 보험 전업사들은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한 방카 실적에 따른 부담으로 향후 비중을 조정하거나 신규 영업을 차례로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종전 보험사의 수익 인식시점이 전환돼 보장성 보험에 비해 저축성 보험실적이 늘어나면 사실상 부채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처리돼 회사 경영수지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다가 생명보험사들은 대부분 저축성 상품의 주요 판매채널로 방카를 활용해 지난 1분기 동양생명은 초회보험료로 9217억원을 거두면서 지난해 동기 272억원보다 3288.6%나 폭증했다.

이런 상황은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방카를 통해 7475억원의 매출을 늘려 전년 1388억원에 비해 438.54%에 달하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당초 KB국민은행 방카슈랑스 부문에서 출발한 KB생명은 398억원에서 726억원으로 82.41%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편 각 보험사는 새 회계기준 도입과 시장상황과 성장전략에 따라 방카 영업을 강화할 것인지, 축소하고 다른 부문으로 시선을 돌릴지 결정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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