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무수단 미사일 위협 사실상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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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의 무수단 미사일 위협 사실상 현실화됐다
  • 매일일보
  • 승인 2016.06.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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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북한이 22일 또다시 무수단 미사일을 2발 발사했다. 새벽에 발사한 1발은 150㎞가량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오전 8시 5분에 발사한 1발은 400여㎞를 비행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여섯 번째 발사 만에 무수단의 성능과 기술을 진전시킨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이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높은 각도) 사격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거리 3000~4000㎞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높은 각도로 발사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갖춰야 할 최소사거리인 500㎞에 못 미치게 비행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CIIS) 공동 주최로 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 세미나가 개최됐다.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한국정부 대표로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미국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일본 가나스기 겐지 6자회담 수석대표, 러시아 올레그 다비도프 6자회담 차석대표 등 6자회담 당사국 핵심 관계자가 모두 참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거침없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다. 어떠한 제재에도 아랑곳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전례를 봤을 때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달 초 북한의 리수용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지만 ‘핵·경제 병진 노선’만 되뇌다 돌아갔다. 앞서 2012년 11월 중국은 리젠궈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대북 특사로 급파해 당시 시진핑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하며 미사일 발사를 만류했지만, 귀국길에 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받았다. 지난 2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을 받아들여 놓고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 했다.

이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은 현실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가 즉각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을 더욱 예각화(銳角化)시킬 뿐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정부는 보다 다양하고 강력한 국제공조를 구축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머뭇거릴수록 무기 개발 시간만 벌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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