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신뢰 없이 정권 재창출도 없다는 것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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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신뢰 없이 정권 재창출도 없다는 것 알아야
  • 매일일보
  • 승인 2016.06.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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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복당 승인 과정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홍(內訌) 사태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함으로써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당무 복귀 요청에 대해 김 위원장은 즉답을 피한 채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만 했다.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 발화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도 겉으로는 자제하고 있지만 불편한 심기를 애써 부인하지 않고 있다. 유 의원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정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작금 벌어지고 있는 당 내홍 관련 친박계의 행태에 국민들은 8년 전인 2008년 4월 18대 총선 과정에서 벌어졌던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내홍 사태의 데자뷰를 느끼고 있다. 당시 총선은 2007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치러졌다. 친박계는 몰락했고 ‘공천 학살’이라며 반발했으며 결국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는 ‘친박연대’라는 우리 정당 사상 최초로 한 개인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워 부활했다. 그 중심에 서청원 의원이 있었다.

상당수는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김무성 의원도 그 중 한 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했던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습니다”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말은 지금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들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한나라당으로 복당했다. 이 과정을 통해 친박계는 정권을 잡았다.

그런데 8년 전 여권에서 벌어졌던 내홍이 지금 똑같이 재연되고 있다. 그것도 그때 당했다고 아우성쳤던 친박계가 기세등등하게 권력을 쥐고서 말이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는 형국이다. 국민들은 오만함을 느꼈고, 4·13총선의 여소야대라는 결과를 돌려줬다.

그럼에도 친박계는 아직도 국민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만 끌어들이면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듯하다.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친노세력은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며 자책했다. 권력의 무상함을 얘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우리의 정치사를 볼 때 잘나서 권력을 잡았던 경우 보다는 상대의 패착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경우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친박계가 자성(自省)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행태를 계속 보일 경우 이러한 현상은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정권 재창출은 국민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가능하다. 작금의 상황이 그러한가를 친박계는 냉철히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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