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항공 노사 갈등,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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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항공 노사 갈등, 산 넘어 산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6.16 1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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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 노사 갈등이 장기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쟁의행위에 돌입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사측의 세무조사 청원에 나섰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노사 갈등이 세무조사로까지 확대된 것.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사측의 세무조사 청원을 위한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노조 측은 쟁의가 시작된 지 116일이 지났지만 회사 측이 저유가 등에 힘입어 이익을 냈음에도 협상에 있어서는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아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항공 사측은 노조가 사내에서 청원을 받을 시 ‘시설관리권’에 의해 청원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사측의 불공정거래, 일감몰아주기 의혹조사에 대해서도 청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8일에는 공항인근이 아닌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이같은 강경한 태도는 지난해 결렬된 임급협상에서 비롯됐다. 노조측이 임금인상률 37%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1.9%를 제시하며 양보없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시작한 것.

양측의 갈등은 이후, 사측의 배너 투쟁 조합원 고소 및 취하, 노조 측의 경영진 및 임원진에 대한 고소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사측이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앞서 조양호 회장의 SNS 댓글 논란도 갈등의 불을 지피는데 한 몫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대한항공 부기장 김모씨가 페이스북에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뭘 볼까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다’ 등의 조종사를 비하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결국 양측은 본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과 일감몰아주기 의혹, 최근 발생한 항공기 안전 사고 등 그룹 현안으로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감정싸움으로 까지 번진 조종사노조와의 갈등은 부담일 것이다.

지금 양측에게 필요한건 대화다. 노사는 현재 임금협상을 위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더 이상의 헐뜯기 식 비난은 멈추고 사태의 본질로 돌아가 서로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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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21 13:13:11
애들도 아니고 SNS에서 기싸움이라니요....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 일하기 좋은 내부,외부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한항공으로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