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성PSD 과다 비용 지급, 지하철 요금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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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성PSD 과다 비용 지급, 지하철 요금에도 영향
  • 매일일보
  • 승인 2016.06.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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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서울 지하철이 복마전(伏魔殿)이라는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서울메트로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업체인 은성PSD 설립 당시부터 안전보다도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의 소득 보전에 골몰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밝혀지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그동안 은성PSD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용을 과다 책정해 특혜를 주었다. 특히 은성PSD 고용계약서에 서울메트로 출신은 본사 연봉의 60~80%를 보장한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은성PSD가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만든 회사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러한 특혜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결국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에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맡긴 것은 경영효율화가 아닌 퇴직 직원 챙기기였던 것이다. 또 다른 유지·보수 업체 유진메트로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지하철은 그동안 요금을 인상할 때마다 운임이 원가 이하라 적자가 계속 발생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70~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절감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부풀려졌다는 게 이번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다. 얼마든지 비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이댔을 뿐이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자신들의 배를 채운 것이다.

서울시와 지하철 관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하철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서울의 지하철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가. 원가 절감 노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비용을 과다 책정해 자신의 배를 불릴 것인가를 고민해 오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행 요금으로 적자운영을 면키 어렵다면 비용절감 요인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한 뒤에야 요금인상을 추진하는 게 순서다.

그러나 서울메트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퇴직 후에도 임금을 보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것이 비단 서울메트로만의 문제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서울 지하철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로 이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지하철 요금이 인상된 것은 꼭 1년 전인 지난해 6월이었다. 차제에 서울시 지하철 전반에 이러한 부당한 낭비 요소가 없는지, 또한 이것이 요금 인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민의 발이라는 지하철이 서민을 봉으로 삼는 일이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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