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금융권 M&A시장 급매물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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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금융권 M&A시장 급매물 쏟아져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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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차익실현 목적…하이투자증권·ING생명 등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하이투자증권과 ING생명을 비롯한 중소형 금융사들이 올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에 급매물로 나왔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구계획에 따라 금융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이 매각될 예정이며, MBK 파트너스가 차익실현을 위해 내놓은 ING생명은 현재 예비실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은캐피탈과 KDB생명 등에 대한 매각작업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인 현대상선이 주력사인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KB금융그룹에 매각한데 이어 현대중공업도 자구안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을 급매물로 내놨다”며 “차익실현 매물인 ING생명 등과 함께 하반기 금융사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앞서 자구계획에 따라 나온 급매물이라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중소형 매물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주인 찾기가 어려울 경우 매각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1분기 기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85.3%의 하이투자증권 지분은 장부가액만 8261억원에 달해 모두 3조5000억원의 현대중공업 전체 자구안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다.

그러나 투자금융업계에선 하이투자증권의 적정 인수가격을 6000억원대로 잡고 있어 장부가대비 2261억원의 격차가 나는데 현대중공업은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매각과 비조선부문 분사, 일부지분 매각 등이 포함된 경영개선계획을 검토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잠정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일정은 경영진단 절차를 거친 뒤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과 유관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가치는 당초 현대미포조선이 투입한 1조1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량이나 하락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8월 유상증자 당시 발행가는 2008년 4367원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주당 2000원인데  이를 적용하면 미포조선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6849억원으로 장부가보다 1412억원이 줄어든다.

더욱이 최근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구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인수되면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의향이 있는 곳이 적다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불어 오는 7월말까지 2개월간 중국 안방보험과 핑안보험 등이 예비실사를 벌이는 ING생명 인수전은 2조원 이하로 응찰한 교보생명이 탈락, 중국 금융사들간 경쟁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자본확충과 경영개선이 시급한 산업은행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산은캐피탈과 KDB생명, 대우건설 등 3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이 필요한 산은이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본확충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도 “시장 여건상 장부가액 이상을 받아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산은이 현재 수준의 가격을 고수할 경우 산은캐피탈 매각이 또 다시 불발될 가능성이 높고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 보유 중인 KDB생명 역시 현 상황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현 산은의 경영진이 장부가 이하 매각에 따른 손실책임을 감수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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